"한밤에 자전거 봄나들이, 짜릿·상쾌·통쾌"

[수원, 자전거로 달린다] ‘산토끼와 거북이’ 동호회‘나이·직업 불문!’ 수요일마다 광교산에 모여 야간 라이딩 즐겨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을 펴낸 저자 노스웨스트 환경기구 수석연구원 존 라이언 씨는 지구를 살리는 첫 번째 물건으로 '자전거'를 꼽았다. 지구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교통수단으로 유용한 무공해 '자전거'가 대안이라는 것이다. 전지구적 움직임에 발맞춰 수원일보도 그동안 자전거도로 및 자전거 관련 기반시설 확충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더 나아가 자전거 이용 문화 활성화를 위한 접근이 필요할 때다. 수원지역 자전거 동호회를 중심으로 범시민적인 자전거타기 운동을 전개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인터넷 자전거 동호회 '산토끼와 거북이' 회원 25명은 야간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 지난 8일 오후 8시께 수원시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입구 반딧불이 화장실 맞은편에서 모였다. ⓒ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어둠이 내린 지난 8일 밤 8시께 광교산 반딧불이 화장실 맞은편. 야간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과 함께 수원 도심의 요란한 불빛을 가르며 자전거족이 하나둘씩 몰려들기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이 시간이면 라이딩을 즐기려는 ‘산토끼와 거북이(인터넷 동호회·회원 870명)’ 회원들이 저마다 자유로운 복장으로 이곳에 모인다. 사이클 선수 복장과 보호장구를 갖춘 여느 자전거 동호회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 달 전부터 의왕 부곡동에서 수원 권선구 소재 경기도 소방본부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해요. 왕복 1시간 정도 걸리죠. 내 애마(자전거) 하나면 건강도 챙기고, 속도감도 즐길 수 있어 짜릿함을 맛봐요.”<동호인 김두환(29) 씨>

‘나이 불문! 직업 불문!’ 매주 얼굴을 보는 사람에서부터 처음 모임에 나온 신출내기까지 ‘자전거’ 하나면 친구가 된다. 이날도 성균관대와 아주대 학생, 직장인, 일반 시민 등 25명의 동호인이 라이딩에 참여했다.

동호인의 이야깃거리는 역시 자전거. 동호인들은 자전거에 대한 에피소드와 정보를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동호인끼리 대화 도중에도 자전거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등 애지중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수십만 원대의 저가에서부터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자전거까지 다양하지만, 동호인들에겐 모두 ‘보물 1호’인 것이다.

멋진 사이클로 동호인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김지혜(25·여) 씨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버스 비용도 줄였다”며 “자전거를 타면서 친구도 만들고, 돈도 아끼고 이보다 좋을 순 없다”고 했다.

이날 라이딩은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광교저수지 옆 도로를 따라 상광교 버스 종점까지 약 8㎞를 돌아오는 코스다. 야간 라이딩은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야 확보와 차량 통제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쉬운 코스를 선택한 것이다.

동호인들은 본격적인 라이딩에 앞서 라이트나 후미등 등 안전장비를 점검하고, 라이딩 대열을 어떻게 꾸릴지 논의했다.

“자전거도 차로 분류되죠. 도로를 달리다 보면 사고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눈에 잘 띄도록 장비를 갖춘 자전거를 앞, 뒤, 중간에 고르게 배치해야 해요. 인도에서 사고가 나면 자전거 탄 사람의 과실로 인정돼 차로 이용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죠. 가끔 운전자들과 마찰도 불가피해요.”

안전의 문제는 모임을 주관한 조은상(28·아주대 대학원생) 산토끼와 거북이 부매니저의 가장 큰 고민이다. 조 부매니저는 “자전거 이용 문화가 정착되려면 우선 시민이나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차’로 인정하는 시민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호인들은 벚꽃이 꽃망울을 피우기 시작한 광교산 산책로를 따라 힘차게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3m 간격을 유지하며 긴 자전거 행렬을 이룬 모습이 장관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