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가 근무하는 빌딩에는 경륜장이 있다. 경륜은 레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도박에 근접해있다. 확률적으로 적은 기대치임에도 불구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점심때 경륜을 하러 오는 사람들에게서 상기된 묘한 얼굴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저녁이 돼 귀가할 때면 상기된 얼굴은 체념과 실망의 얼굴로 변화돼 뒷모습을 더욱 쓸쓸하게 만든다. 경륜과 주식을 비교하자면 불완전한 정보에 대한 배신감을 들 수 있다. 또한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아서 생기는 현실과의 괴리감이 크기 때문에 실망도 하지만 다음 기회를 또다시 도전하게 만든다.
최근 재테크 책이나 성공학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 불경기이긴 불경기인가 보다. 힘든 시기에 꿈을 갖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불완전한 정보와 비이성적인 기대치는 더 많은 좌절을 가져올 수 있다.
자산배분 전략 중에서 전략적 자산배분과 전술적 자산배분이 있다. 전략적 자산배분은 여러 자산집단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구성비율과 중기적으로 개별집단이 취할 수 있는 투자비율이 변화폭을 결정하는 의사결정을 뜻한다. 예를 들어 어느 고객에 대해 향후 5년 이상의 장기적인 자산구성을 부동산 50%(40%), 주식 30%(40%), 채권 20%로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전술적 자산배분은 자산집단의 가격 변화에 따라 자산구성을 적극적으로 변화시켜 고수익을 지향하는 전략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전문가일수록 전략적 자산배분을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자산집단의 가격변화 시기를 알 수 없으며 기대치를 낮춘 자산배분은 쉽게 최초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안타깝다. 단기적인 고수익을 추구하는 일반인들이 외국인과 전문기관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처음부터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소문과 그릇된 뉴스를 버리고 장기적인 추세를 쫓아 자신의 전략을 지킨다면 목표는 이루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거북이의 꾸준함이 토끼의 빠른 걸음을 이겼듯이 조금은 느리겠지만 인내심은 재무목표의 달성을 가져다줄 것이다.
경륜은 하나의 레저일 뿐 재테크의 수단도 아니고 직장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주식은 자산을 증식하는 하나의 금융수단일 뿐 성공의 전부는 아니다. 증권시장과 언론은 또다시 주식의 희망을 노래할 것이다. 감당할 수 있는 위험만큼 현실적인 기대치만큼 목표로 삼는다면 최소한 지는 경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