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효심·개혁정신 살아 숨 쉬는 '화성박물관'

화성성역의궤·정조 태실 등 740점 유물 소장… 27일 개관華城 역사문화 전시·교육·체험 공간, ‘화성관광 거점’ 기대

▲ 오는 27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화성박물관 전경

1997년 12월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수원시는 화성을 거점으로 한 관광 사업에 주력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수원시는 관광객들이나 시민들에게 화성에 내포돼 있는 의미와 가치를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화성박물관을 건립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 2만 3천㎡ 부지에 총 627억 7천100만 원을 들여 조성한 화성박물관은 화성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연무대가 근접해 있고 화성행궁도 가까워 앞으로 화성관광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야외전시관서 화성축성 기자재 체험
 
화성박물관에는 화성과 정조대왕을 테마로 한 총 세 곳의 전시실이 마련, 야외전시 공간과 내부전시실인 화성축성실, 화성문화실로 구성했다.

야외전시실에는 거중기, 녹로 등 화성축성에 사용된 과학기자재들을 실물크기로 재현, 관람객들이 쉽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조성해 놓았다.

정약용의 발명품으로 잘 알려진 거중기는 정약용이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해 작은 힘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고안한 장치이다. 높이가 11m나 되는 녹로는 거중기와 함께 활차(도르래)를 이용해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데 쓰이던 기구다.

또한, 강원도 영월에 있는 정조의 태실(옛날 왕가에 출산이 있을 때, 그 출생아의 태를 뭍던 석실)도 관람객들을 위해 복제해 전시하고 있다.

화성축성실은 화성축성에 관련된 자료를 전시, 대표적인 유물로는 ‘화성성역의궤’ ‘정조어찰첩’, ‘왕세자 유훈교서’ 등이 있다.

먼저 2007년 7월 1일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된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를 소장·전시하고 있다. 화성 성곽축조에 대한 기록을 모아 간행한 책으로 화성축성방법을 비롯해 축성에 사용된 각종 기계의 그림과 설명이 수록, 화성 복원 시에도 이용되는 중요한 자료다.

정조어찰첩도 화성축성실에 배치, 화성유수 조심태에게 정조가 보낸 비밀편지인 화성건설에 대한 정조의 관심과 직접적으로 지시한 사항 등이 담겨 있다.

또한, 2개밖에 남아있지 않은 '왕세자 유훈교서'도 이곳에서 전시된다. 이 교서는 사도세자가 대리정청을 하면서 내려준 영서(令書, 왕세자가 왕을 대신해 정치할 때 내리는 명령서)다.

▲ 야외 전시실에 실물크기로 재현해놓은 거중기

● 정조대왕 즉위 일인 4월 27일 개관

화성문화실은 화성에서 꽃피웠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먼저 1975년에 있었던 정조의 8일간의 행차 모습을 보여주는 팔폭병풍 모사도를 전시하고 있다.

보물 1477-1호로 지정된 번암 채제공 초상화를 비롯해 화성 장용영 군사들의 복식과 무기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서부공심돈의 내부를 보여주는 모형도 만들어 공심돈 내부에서 병사들이 적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을 재현해 놓기도 했다.

화성박물관은 앞으로 소장하고 있는 총 740점의 유물들을 지하에 1천72㎡ 규모로 마련된 수장고에 보관하면서 수시로 교체해 전시할 계획이다. 화성박물관 내에 설치된 수장고는 항온항습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유물을 보존하기 적합하다. 화성박물관은 박물관 내에 전문가들을 배치해 오래된 유물을 보존 처리토록 할 계획이다.

화성박물관은 이달 27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4월 27일은 정조대왕 즉위 일인 1776년 3월 10일(음력)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이다.

개관일부터 6월 26일까지 약 2개월간 ‘정조 화성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개관기획전을 연다. 화성행궁 및 화성장대에 있던 편액을 국립 고궁 박물관에서 대여해 전시하고, 정조가 직접 그린 매화도와 김홍도가 화성추팔경의 모습을 그린 서성유렵과 한정품국, 정조의 세자책봉도 등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하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다.

▲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된 화성성역의궤
 
●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체험·교육 프로그램 ‘풍성’

한편, 화성박물관은 전시실 이외에 어린이 상설 체험실, 교육장, 영상실 등도 내부에 마련해 수원시민들의 체험 및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으로 정기교육과 상설체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먼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어린이 정기교육 프로그램을 열어 거중기나 녹로 등을 직접 조립해 보고, 서책 만들기와 탁본도 해보는 등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유·초등생을 대상으로 평일 5회에 걸쳐 40여 분 정도 진행하는 어린이 상설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이 거중기와 녹로를 이용해 볼 수 있도록 하고, ‘화성행궁’ 현판 글씨 등을 프로타주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박물관은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실시한다. 현재 화성박물관은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자원봉사자 95명을 모집해 소양, 역사, 수원화성지식 등에 관해 교육을 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교육 후 안내에서부터 문화해설까지 다양한 박물관 업무를 맡게 된다. 오는 11월에 한 번 더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교육을 할 계획이다.

한편, 5월 중에 박물관 대학도 개설할 계획이다. 전문 강사가 참여자들에게 화성 및 정조에 관한 지식에 대해 가르치며, 수료 후에는 문화해설, 안내 등 박물관 업무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화성박물관 김준혁 학예팀장은 “화성박물관은 단순히 유물 전시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다”라며 “세계 문화유산 화성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정신이 담겨 있으며, 그 정신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가에 대한 교육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화성박물관은 관광객에게는 화성의 관광거점으로, 지역민들에게는 화성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사랑방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21세기에 맞는 전시, 교육, 체험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새로운 박물관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고 말했다.

[인터뷰] 박흥식 화성박물관 관장

“정조·華城 콘텐츠로 박물관 차별화”  

▲ 박흥식 화성박물관 관장 ⓒ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 화성박물관이 다른 박물관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 정조대왕과 화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와 관련된 콘텐츠들을 제공하는 전문성을 지닌 박물관이라는 것이 여타 종합 박물관들과 다른 점입니다.

또한, 박물관 하면 대부분 전시만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화성박물관은 유물 전시 기능 외에 수원시민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입니다. 기존 박물관들은 부지 마련에 관한 문제 등으로 변두리에 위치한 곳이 많기 때문에 그 활용도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화성박물관은 수원 시내, 그것도 화성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 앞으로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무엇인가?

▲ 연무대-화성박물관-화성행궁으로 이어지는 패키지 프로그램을 추진 중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추진되면 화성 유적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의미적 가치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어 보다 체계적인 관람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또한, 이 패키지 프로그램 이용 시 관람요금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해 화성관람을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또한,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소장품 수집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전시라는 박물관의 본연의 기능을 위해 정조대왕 및 화성 관련 물품을 적극적으로 발굴·구입하고 기증 기탁·받아 체계적으로 유물을 수집·전시해 나갈 방침입니다.

- 수원시민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 이번 화성박물관 건립이 문화 활성화 도시 수원의 문화적 격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화성박물관은 화성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수원시민을 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시민들이 자주 방문해 210년 전 정조 대왕이 품으셨던 효심, 애민정신, 개혁 정신 등 현대인에도 필요한 정신을 느끼고 얻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