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길, 자전거면 충분하다"

[수원, 자전거로 달린다] 바람난 자전거일상생활 속 자전거 타기 문화운동 활동 펼쳐

▲ 주말인 18일 오후 3시 10분께 지구의 날 자전거 행진에 참가한 '바람난 자전거' 동호인들과 일반시민 참가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장안문을 통과하고 있다. ⓒ 유수종 기자 mjua1860@suwonilbo.kr
"지구를 살리는 길, 자전거면 충분하다." 주말인 18일 오후 두 바퀴 자전거가 도로 한 차선을 점령하고, 수원 도심을 달렸다. 자전거대회에서나 봄 직한 상황이지만, '바람난 자전거' 동호인 사이에선 일상이다. "도로교통법상 이륜차로 분류된 자전거가 도로를 달리는 것은 당연하죠. 갓길을 달리는 것보다 아예 도로 한 차선을 확보하는 것이 더 안전해요." <윤은상·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바람난 자전거는 수원지역 시민사회환경단체 활동가를 주축으로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이 모여 만든 자전거 동호회. "자전거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생활용 자전거 타기 문화가 선행돼야 하죠. 고가의 레저용 자전거는 말 그대로 레저일 뿐. 바람난 자전거는 생활용 자전거 타기 문화를 홍보하려고 만든 동호인들 모임이죠."

바람난 자전거를 이렇게 소개한 동호인 이상목 씨는 "우리는 '도로 라이딩'을 원칙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바람난 자전거는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하루도 빠짐없이 도로 라이딩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거리홍보활동에 주력해온 바람난 자전거가 공식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구의 날(4월 22일)을 맞아 지구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자전거 타기 이용을 늘리고자 올해 처음 행사를 열었다. 회사원 이미영(29·여) 씨는 "시민들에게 지구온난화의 심각성도 알리고, 지구온난화를 막는 대체 교통수단으로 자전거 이용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자전거 행진에는 동호인을 포함해 부모와 함께 참여한 초등생, 일반 시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저마다 자전거에 "자전거 이용으로 지구를 살리자"는 내용의 글귀를 새긴 깃발을 직접 만들어 달았다. 지구본 위에 자전거가 달리는 모양의 안전모를 쓰고 나오거나 '지구가 아파요'라는 플래카드를 등에 붙인 동호인들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날 행진도 자전거의 당연한 권리를 되찾자는 의미에서 도로 라이딩을 고집했다. 코스는 장안구 만석공원에서 출발해 장안문을 거쳐 팔달문~세류동 비행장~수원역을 찍고, 만석공원으로 돌아오는 왕복 15km 구간의 비교적 짧은 거리다. 하지만, 첫 페달을 밟고 만석공원을 나서면서부터 이날 행진이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

▲ 바람난 자전거 동호인들이 18일 오후 만석공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자전거 수리를 해주고 있다. ⓒ 유수종 기자 mjua1860@suwonilbo.kr
2차선 도로의 한 차선을 막고, 행진을 시작하자 차량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는가 하면 아슬아슬하게 자전거 행렬을 추월해가는 모습도 더러 눈에 띄었다. 특히 자전거 행렬이 신호에 걸려 있는 상황이 연출되자 "차 막히게 자전거가 도로를 달리느냐"며 막말을 퍼붓는 등 일부 운전자도 있었다. '자전거=차'로 인식하는 시민의식이 부족, 막상 일상생활 속에서 자출족이 되기가 쉽지 않음을 실감케 했다.

그럼에도, 자전거 타기 홍보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자전거 행진을 지켜본 최무영(56·) 씨는 "요즘은 환경도 살리고 건강도 지키는 자전거 타기에 관심들이 많다. 자전거 타는 사람이 늘면 굳이 이렇게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도 편안히 달릴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질 것"이라며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동호인들은 자전거 행진에 앞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자전거를 점검해 주고, 페이스 페인팅도 해주는 등 관심을 불러모으기 위한 활동도 벌였다. 이상목 씨는 "앞으로, 경찰이나 공공기관과 연계해 지하철이나 아파트에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수리해 돌려주거나 보육원 등에 보내 주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면서 "누구나 교통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활자전거 보급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람난 자전거는 다음 포털사이트 카페를 통해 운영하며, 별도로 대표나 총무 등을 두지 않는 것이 다른 동호회와 다른 점이다. 친목도모가 아닌 자전거타기 문화운동을 설립 목적으로 하는 점이 이색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