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실] 재무적 목적을 살펴라

함찬수 금융칼럼니스트/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 함찬수 금융칼럼니스트
평소 알고 지내던 후배에게 금융상품 문의를 받았다. 20만 원 정도 불입하려고 하는데 연금보험이 어떻겠냐는 질문이다. 목적도 없고 기간도 없이 무조건 20만 원을 불입한다니 막막하기 그지없다. 여행을 가려고 마음먹었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경비가 얼마나 필요한지 등 세부적인 내용이 있어야 여행의 방향이 달라진다.

먼저, 저축 혹은 투자를 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봐야 한다. 단기적인 소비자금, 중기적인 자산구입자금 그리고 장기적인 소득대체자금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단기적인 소비자금은 냉장고 구입, 자동차 구입, 부모님 환갑비용 등 보통 지출을 위해 저축돼진다. 이 경우 높은 수익률보다는 유동성과 환금성이 뛰어나야 하며, 다른 자금으로도 전환이 용이해야 하므로 안전한 은행이나 상호저축은행의 예·적금 또는 증권사 및 종금사의 CMA 등으로 상품선택이 이루어지면 될 것이다. 중도에 해지 시에도 별다른 위약금이나 수수료가 없는 상품이므로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을 중요시해야 되는 것이다.

반면 중기적인 자산 구입자금은 보통 주택을 마련하는데 목적을 둔다. 그러나 단기, 중기 그리고 장기를 구분하는 기간이 사실 주관적일 수 있지만 보통 단기는 1~3년, 중기는 3~5년, 장기는 5년 이상으로 구분하는데 실제로 장기는 7~10년 이상이 무난하다. 중기적인 계획은 수익성과 유동성을 가장 고려해야 한다. 위험을 극도로 혐오하는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지역(국내·외 및 이머징과 선진국)을 분산하고 채권과 주식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펀드 등이 적합하다. 또는 근로자일 경우 소득공제 가능한 상품이라면 수익률과 더불어 절세혜택도 덤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면 되겠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소득대체 자금은 대표적으로 은퇴자금이 있다. 가장 완전한 원금보장이 목적이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이다 보니 시간이란 변수를 신경 써야 한다. 즉,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화폐가치는 하락하는 것이 보통이다. 인플레이션율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이라는 변수는 복리효과인 72의 법칙(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이나 수익률을 구할 때 쓰는 공식)이나 포트폴리오 변경에 따른 위험관리 전략을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보수적인 투자 즉 안전성을 우선하는 투자보다는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장기주택마련 저축·펀드 등은 비과세 및 소득공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보험사의 세제적격 연금보험, 변액보험 및 주가지수 연계보험 등은 비과세와 일부지만 유동성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 이 상품들은 장기적인 목적을 두고 선택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보험사의 변액보험 등이 고객들의 불만이 많아지는 이유는 투자의 목적과 다르게 판매돼 졌거나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 한데서 오고 있다.

단순한 재화를 구입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고민하는 구매자들을 볼 수 있다. 금액을 떠나 용도와 만족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상품을 가입하는데 있어서는 상품을 먼저 구입하고 보는 사례가 많다.

구매자의 저축·투자의 목적을 최적으로 충족해 줄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고민을 하기보다는 재무적 목적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유동성, 수익성 그리고 안전성 중에서 재무적 목적은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를 생각한 다음 최적의 상품을 선택해 목표시점까지 꾸준한 저축·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