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놈(고구마)이 잘 자라야 우리 주변의 불우이웃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더 드릴 수 있어요."
바르게살기운동 수원시협의회(이하 수원바살협) 회원 200여 명은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 일대 비탈진 텃밭에서 고구마를 심으며 구슬땀을 훔치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침 8시30분부터 부지런을 떨어 3천300㎡ 규모의 밭을 갈아 이랑을 만들고, 검은 비닐로 밭을 덮는 작업을 반나절도 안 돼 이미 마친 상태였다. 녹색 조끼를 입은 회원들은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고랑 사이에 쪼그리고 앉아 작업에 열중했다.
"농군의 익숙한 손 돌림에는 비할 바가 못 되지만, 나름대로 주말농장에서 익힌 노하우가 있죠." 맨발로 고랑 사이를 누비던 차영란(48·태장동) 회원은 작업 속도가 빠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개중에는 흰색 셔츠에 호루라기와 교통경찰의 마크가 새겨진 정복과 모자까지 갖춰 입고, 삽질을 하는 회원도 눈에 띄었다.
이승우(48·금호동) 회원은 "좋은 일 한다기에 급한 마음에 칠보초교 앞 등굣길 안전도우미 활동을 마치고 곧장 왔다"며 "오늘 심은 고구마를 가을에 수확해 불우이웃돕기에 쓴다기에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수원바살협이 고구마 심기에 나선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 내 저소득 가정에 나눠주기 위해서다. 작년에는 400박스의 고구마를 수확했다.
직접 키우고 캔 고구마를 회원들이 돈을 내고 사가면 이 수익금을 모아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을 돕는 데 사용한다. 지난해 수익금으로 산 10kg짜리 쌀 100포를 이들 이웃에게 전달했다.
수원바살협 회원들이 이날 심은 고구마줄기만 1만주다. 한원찬 수원바살협 회장은 "별 탈 없이 잘 자란다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솔선하는 회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하늘도 좋은 일을 하는 줄 아시는지 오늘 오후부터 비를 뿌린다고 예보했다"며 "고구마가 잘 자라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이웃들에게 기쁨을 선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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