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술성을 깨운 나혜석”

예술적 갈증, 나혜석 공연 통해 해소…다문화적 공간 만들어 대중과 소통 하고파

▲ 9일 오후 수원 나혜석거리에서 만난 채명신 무용단 단장은 “경기도립 무용단 시절 나혜석의 삶에 대해 알게 됐다”며 “그녀의 삶을 무용으로서 표현해 많은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추운 겨울 나혜석 거리를 지나다 단아하게 앉아있는 한 여인의 조각상을 보았다. 이것이 채명신과 나혜석의 첫 만남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소설가, 시인이었던 나혜석.

꿈과 열정으로 가득 찬 인생을 살았던 그녀의 위대한 예술가 정신이, 잠자고 있던 현대무용가 채명신의 도전 정신을 깨우기 시작했다.

채명신은 고뇌와 역경을 이겨낸 나혜석의 삶을 자신 특유의 감성과 춤사위로 풀어냈다.

나혜석을 잊어가고 있는 시민들에게 추모공연을 통해 그 삶을 전달하고 있는 무용가 채명신을 만났다.

-현재 '채명신무용단'을 이끌고 있다. 무용단소개를 부탁한다.

2003년 뜻이 같은 무용인 선·후배들이 모여 창단하게 됐다.

전통과 창작을 넘나들며 수많은 창작 공연을 통해 무용계뿐 아니라 종합예술부분에 큰 획을 긋기 위해 활동하는 참신한 단체다.

또 꾸준한 대·외적 활동을 통해 무용을 알리고 종합예술의 길을 넓히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매년 색다른 아이디어와 공연기획을 인정받아 경기문화재단의 지원금 보조를 받고 관객들에게 더욱 질 좋고 가치 있는 공연을 제공하고 있다.

-처음 ‘나혜석추모공연’을 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2000년부터 경기도립무용단 수석단원으로 활동 했으나 나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해 어렵게 탈퇴를 선택했다.

그만큼 ‘내 작품’에 대한 열정이 있었고, ‘내 공연’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탈퇴를 할 당시 허리에 부상을 입게 됐고, 무용을 하기가 어려워졌었다.

남들은 몸을 움직였지만 그럴 수가 없었던 당시로선 꾸준한 재활활동과 공연 구상만이 유일했다. 그때 기획한 것이 ‘나혜석추모공연’이다.

2003년부터 2004년간 약 1년의 기획구상 단계를 거쳐 2005년 첫 공연을 성공리에 올릴 수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한 나혜석 추모공연이 벌써 3회를 맞이했다. 나혜석의 삶을 공연으로 승화시키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있었는가?

도립무용단 활동을 할 당시 극장 옆에 ‘나혜석거리’가 있었다. 오고가며 마주치던 ‘나혜석’이라는 여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즈음,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나혜석 바로알기’가 열렸다.

행사에 참여해 그녀의 삶과 예술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아,이거다’ 싶었다. 그가 살았던 고난과 역경의 삶, 그 삶속에 피어나는 예술의 의미와 진정성을 무용으로 재조명하고 싶었다.

2005년 12월 ‘떠있는 그림자’ 초연을 시작으로 2007년 ‘꺼지지 않는 불꽃’, 2009년 End & And ‘꺼지지 않는 불꽃’ 까지 세 차례의 공연을 마쳤다.

삶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여성의 정체성을 무용으로 승화시켜 관객에게 다가간 것은 색다른 시도였고, 스스로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 부을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이번 추모 공연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향후 계획은?

현재 경기도 문화사업의 일환인 ‘찾아가는 문화예술활동’ 에 참여해 문화소외지역과 저소득계층, 요양원,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찾아가 무료 공연을 하고 있다. 이 활동은 ‘채명신무용단’이 사라지는 그날 까지 꾸준히 할 예정이다.

내년엔 해마다 열리는 ‘나혜석 거리축제’를 통해 무용뿐만이 아닌, 시와 그림, 공연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생각이다.

거리에 지나가는 모든 이들이 관객이 되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 나혜석이 수원을 대표하는 인물인 만큼 지역특성과 문화콘텐츠를 구상해 대중들과 함께 하고 싶다.

<채명신은
세종대학교·대학원 무용과를 졸업했다. 前 ‘경기도립무용단’수석단원으로 활동 했으며, 現 ‘채명신무용단’ 단장을 맡고 있다.

2000 ‘황진이’, 2001 ‘잃어버린 신화를 찾아서’, 2002 ‘마의 태자’, 2003 ‘우리춤의 맥 시리즈’, 2005 ‘지역 춤전-호적시나위 공연’, 2005 ‘떠있는 그림자’, 2007 ‘꺼지지 않는 불꽃’, 2009 ‘End & And 꺼지지 않는 불꽃’등 다양한 무용 활동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