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산 흉물 '항아리' 보면 실소만 나와

김봉수

남창동에 살면서 거의 매일 팔달산을 오르는 저는 얼마 전부터 이상한 장면을 목격하고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해 참 답답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도저히 역사적 가치나 예술적 가치가 있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지나다니는 많은 시민들의 ‘도대체 저렇게 흉물스러운 항아리를 왜 방치하느냐’는 한결같은 불만도 제 생각과 다르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신문의 보도를 보고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던 것은, 수원시에 상식이 제대로 통하는 공무원은 과연 없는가 하는 자괴감 때문이었습니다. 담당하는 부서가 수원시인지 화성사업소인지 잘 모르겠지만, 보도 내용을 보면 모두가 한통속으로 그리도 어리석은 일을 벌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몇 차례에 걸쳐 화성사업소에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자가 심지어는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느냐’는 어이없는 대답을 했을 때에는 그저 할 말을 잃을 뿐이었습니다.

주민들이 그렇게 민원을 제기했을 때에 단지 협의 중이니 기다리라는 애매한 대답을 했던 이유가 예산까지 책정되어 의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 순간을 모면하면 된다는 얄팍한 생각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하게 되어 더욱 서글픈 마음이 듭니다.

무엇보다 ‘향후 시민 여론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항아리 전시장 조성여부를 결정한 계획’이라고 밝힌 화성사업소 관계자의 말은 참으로 구차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먼저 ‘적법한 절차’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왜 지금까지 적법하지 않도록 방치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향후 시민여론을 반영한다’고 했는데 수억의 세금을 사용하는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시민의 여론 수렴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웃에 살고 있는 주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은 담당자들의 당연한 의무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왜 문제가 불거진 지금에서야 그런 계획을 세운다고 하는지, 그런 단견을 갖고 있는 담당자들이 관리하는 화성의 안전이 너무도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지금까지 민원을 제기할 때마다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온 화성사업소는 왜 ‘협의 중’이라는 표현으로 민원인에게 원상복구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하였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유로 수원시에서 협의 중이며 예산도 지급될 것이라고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는지 너무도 궁금합니다. 저는 보도된 기사내용을 보고서야 예산지원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3억여원이라는 적지 않은 시민의 돈을 사용하면서 적어도 지역주민의 의견도 들어보지 않고 밀어붙이는 사업이 있을 수 있는지 너무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것도 지금 버젓이 불법으로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 합법화시키겠다는 시도는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행정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것은 수원의 한 시민으로써 당연한 알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녹색성장이니 하여 친환경을 가장 최우선으로 여기는 시대입니다. 그러한 때에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문화재보호 구역의 불법산림 훼손행위에 대하여 어떤 정당하지 못한 결탁이나 묵인이 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가 와서 보더라도 주변의 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위적 자연파괴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어느 분께서 용감하게 앞장을 섰는지 정말로 궁금할 따름입니다.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일을 몸소 겪으면서 이 사회가 이 나라가 걱정스럽습니다. 자라는 2세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내세울 수 있겠습니까? 불법과 편법이 허용되는 사회는 퇴출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무엇보다 지금까지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왜 화성사업소에서는 그러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사실대로 밝히지 않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것은 무엇인가 올바르지 않고 정상적이지 않았기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지 않았는가 의심하게 만듭니다.

더욱이 보도된 기사에서 보다시피 금지명령을 내린 후에도 며칠 동안 계속 공사가 진행되었는데, 그렇게 엄청난 일을 한 개인이 벌일 수 있다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저는 자랑스런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에 살고 있는 주민으로써, 문화재보호구역의 국유림 불법훼손에 대하여 어떠한 이유로 지금까지 불법훼손이 방치되어 왔으며 심지어 그 불법행위를 정당화하려는 3억여원의 지원비를 추경예산에 반영하려는 수원시와 화성사업소의 행태에 실망과 분노는 금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누구의 지시로 그런 훼손이 백주대낮에 문화재보호구역의 국유림에서 버젓이 벌어졌는지 한 점 의혹 없이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진정 바랍니다.

  무엇보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어 곧 장마철이 올 텐데, 담당 공무원들이 한번이라도 현장을 방문했었는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비탈의 나무를 없애고 합판과 각목으로 엉성하게 만든 받침위에 설치된 제법 큰 항아리들이 과연 장마의 폭우에 버틸 수 있을까 의문스럽기 때문입니다.

항아리들 바로 아래는 가정집이 있는데 만에 하나라도 비탈이 붕괴되어 사람이라도 다치는 불상사가 벌어진다면 누구를 원망해야 하겠습니까?

  따라서 지금까지 벌어진 상황에 대하여 사무실이 아닌 직접 현장에 나와 눈으로 확인해 보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불법행위가 이루어지고 더욱 커질뻔 하도록 방치하고 계획한 담당자들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아무쪼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루속히 원상 복구하여 시민들이 즐기는 원래의 숲으로 돌려주도록 언론에서 적극 나서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