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왜 듣지도 못하고 이렇게 답답하게 20여 년을 살았나 싶어요. 그분이 너무 고맙네요. 잃어 버린 소리를 찾아 줬어요.”
지난 4일 난생처음 보청기를 귀에 꽂은 정모(76) 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혔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일상적인 대화도 어렵던 정 할머니는 그동안 ‘윙윙’ 거리기만 하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자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정 할머니는 이 모든 것이 스타키보청기 팔달난청센터 임종혁(43)원장 덕분이라고 했다.
임 원장은 이날 노인성 난청이 심한 권선구 관내 독거노인 9명(보청기 10대)에게 보청기를 제공,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1개당 130만원에 달하는 보청기를 개인이 10대나 지원하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선뜻 내놓았다.
“홀로 사는 노인들이 눈도 침침한데, 듣지도 못해 마음이 아팠어요. 들을 수만 있어도 세상이 달리 보인다는데…. 회사에서 싼값에 보청기를 지원해 줘서 노인들에게 듣는 즐거움을 줄 수 있었어요.”
“그저 내 부모님이라고 생각했다”며 겸손해하는 임 원장의 말에서 뿌듯함이 배어났다.
임 원장은 지난 2004년 난청센터 개원 이래 매년 한두 명에게 보청기를 지원해 왔다. “지난해 사랑의 연탄나누기를 하다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듣지 못해도 보청기를 착용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독거노인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권선구청에 난청을 겪는 노인들을 추천해 달라고 했죠.”
올해 처음으로 권선구청과 경기도립의료원 수원병원의 도움을 얻어 보청기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구청에서 추천을 받아 수원병원에서 난청검사를 한 뒤 보청기 착용이 필요하다고 판명된 독거노인에게 보청기를 전달했다.
“아직은 보청기에 대한 사회인식이 건전하지 못해요. 장애라고 생각하거든요. 65세 이상 인구의 20% 정도가 보청기가 필요한데도 이런 인식 탓에 상담도 못하는 분들이 부지기수죠.”
요즘은 노인들뿐 아니라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난청 증세가 늘고 있다. MP3 사용 등 원인이야 다양하겠지만, 결국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귀를 혹사한 결과다. 엄 원장은 날로 난청 인구가 느는 만큼 보청기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여력이 되는 한 보청기 지원사업을 펼치겠지만, 개인이나 단체가 사재를 털어 기부 하기엔 부담이 상당히 켜요. 북유럽에선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보청기를 지원해 주고 있어요. 수원시도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노인복지 차원에서 노인성 난청 지원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