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서 공무원 하고 싶은 꿈 실현 됐어요"

수원시, 기초자치단체 최초 새터민 채용

▲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남한에서 공무원 하고 싶었는데 꿈이 실현됐어요."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 처음으로 새터민 공무원으로 채용된 권미진(42, 가명)씨. 기대감과 설렘 속에 지난 15일부터 자치행정과 내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18일 오후 단아한 인상의 그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조금은 긴장한 듯 쑥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내가 이곳에서 담당하게 될 업무는 새터민 실태조사와 고충상담, 관련 증명서를 발급하는 일이에요. 내가 새터민이기 때문에 상담을 하러 온 새터민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시도 이점을 기대하고 나와 같은 새터민에게 취직의 기회를 줬다고 들었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하루 4시간씩 근무하며, 1년간 1천280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9급 공무원 대우다. 새터민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려운 터라 채용소식에 감격의 눈물도 흘렸다.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에서 퇴소한 새터민들은 보통 시간제 근로를 하며 생활을 이어가는 탓이다.

"운이 좋아 수원시청에서 근무하게 됐다"는 그녀지만, 굳이 서상기 자치행정과장의 말을 빌리자면 "5대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채용된 실력파"다. 북한 거주 당시 회사 경리원으로 일한 경력이 채용에 주효했다.

1년 뒤 재계약을 위해선 자기노력도 필수다. 하나원 퇴소 후 남한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컴퓨터 학원에 다녔을 정도다. "북한에서는 다뤄보지 못한 것이라 아직 컴퓨터 사용이 서툴어요. 그래서 지금도 오전에 컴퓨터 학원에서 강의를 듣고 오후에 출근하죠."

남한에서 공무원의 소원을 이뤘다는 그녀는 "꿈같은 일들이 갑자기 현실로 찾아와 아직도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다.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줘서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새터민이 남한 사회에서 어려움 없이 정착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권씨는 지난해 11월 아들과 함께 탈북해 수원에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