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사는 돈

경제칼럼 - 함찬수 금융칼럼니스트/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구매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상품은 어떤 것일까?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돈이다. 우리가 저축과 투자의 형태로 돈을 모으고 돈을 불리는 것이 바로 이러한 모습이다.

돈에 대한 반대급부가 현실의 물건이나 서비스가 아닌 미래에 발생되어 돌아올 원금과 이자를 얻기 위해 돈을 가지고 돈을 구입한다. 이른바 금융상품이라는 것이 바로 이러하다.

물건을 구입할 때는 꼭 필요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현실의 100원이 1년 후에 물가상승으로 인한 110원이 된다고 가정할 때 소비자는 지금 100원을 투자해서 110원 이상을 얻고자 할 경우에만 금융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만약 1년 후의 돌아올 금액이 110원 미만이라면 금융상품보다는 현재의 구매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투자란 현재의 기회비용을 감내하고 대가로 미래에 더 큰 소비를 향유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전문가들은 정의한다. 현재의 기회비용을 감내한다 것은 바로 물건의 구매하고자 하는 현재의 욕구를 인내하는 것이며, 미래에 더 큰 소비를 향유한다는 것은 투자한 금액이 115원이 된다고 가정할 때 110원으로 구매를 하고도 5원의 추가적인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다.


돈은 돌고 돈다. 즉 투자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언젠가는 쓰여지기 위해 투자되는 것이다. 따라서 돈을 모으는 것과 돈을 사용하는 것을 둘 다 배워야만 인생에 있어 말 그대로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것이다. 돈 걱정 없다는 것이 돈이 많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수십억의 복권 당첨자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비단 그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복권당첨자들 대다수가 당첨이 되기 전보다 그 이후가 더욱 비참해졌다는 얘기들이 많다. 따라서 돈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닌 돈을 모으는 집전(集錢)과 돈을 사용하는 용전(用錢)의 기술을 소비자들은 배워야 하는 것이다.


지난 97년 IMF이후 돈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재테크관련 책들을 하나 정도는 읽었을 것이다. 10년이 지난 현재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역시 돈에 대한 책들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돈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빚더미에 허덕이던 평범한 회사원이 몇 백 만원을 가지고 몇 십억을 번 얘기며, 부동산을 통해 일반 가정주부가 10억대의 자산을 모은 책들도 시중에는 단골메뉴이다. 그러나 이러한 책을 읽고 정말 부자가 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부자가 되고 싶은 바람은 낮에 꾸는 꿈이 아니라 밤에 꾸는 꿈이 될 가능 성이 높다.


돈에 구애 받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먼저 돈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얼마 전 경제 특강을 진행하던 중 묘한 호기심을 느꼈다. 그 강의를 듣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모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수강생들에게 100원짜리 동전의 앞뒤를 그려보게 하였다. 하지만 정확히 앞뒤를 그려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즉, 돈에 대한 숫자를 동경하지만 실제 내가 사용하고 있는 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