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꿈꾸는 행궁동 역사문화마을

다채로운 문화행사로 시민들 발길 줄이어

 

▲ 행궁동 레지던시 건물 앞에서 전우진 목공예가가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도시 수원.

화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시민의 자부심이지만, 화성 안 거주 주민에게 이곳은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자랑거리다.

문화재보호구역으로 개발이 제한돼 생계를 유지하는 일과 직결돼있기 때문이다.

이를 고심하던 행궁동의 주민들과 창작의 영역을 넓히고 싶어 하던 예술가들의 바람이 합해져 지역발전과 문화 활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묘책을 내놓았다.

세계문화유산 화성 내 소재 행궁동을 ‘역사문화마을(이하 마을)’로 만드는 것.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문화생활에 목말라 있던 시민들이 하나 둘 마을을 찾고 있다.

● 예술 체험의 장을 만들다

마을에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어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부터는 행궁길발전위원회 주최로 ‘나혜석생가거리미술제’가 열리고 있다. 여성의 정체성과 보수적인 시대를 뛰어넘고 싶었던 나혜석의 생가 복원을 통해 행궁동을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고자 기획됐다.

오는 5일까지 이어질 미술제는 ‘붉은 꽃 피고 지고 다시 피다’라는 슬로건으로 '시인과 농부'  '대안공간 눈' 등 9곳의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곳에서 사진·그림·설치·조각·글로 표현된 나혜석을 만날 수 있다.

7월 이후에는 ‘지붕 없는 골목 미술관 에코 아트’가 이어진다. 7월의 행사 소재는 페트병이다. 오는 4일 한데우물 문화 공간에서 ‘김정섭 환경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만드는 페트병 세상’이 1시부터 펼쳐진다. 8월은 CD를 소재로 한 설치미술행사를 구상중이다.

9월에는 문화체험 행사가 3개씩이나 한꺼번에 열린다. 작년에 이어 올해 2회째를 맞이하는 ‘한데우물거리문화축제’(9월 22일~10월18일)는 빈 가게 전시회, 거리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문화체험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성안 길에서 만나다’ 사진전(9월22일~10월30일)은 화성의 골목길, 시장 등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 전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시민 작가들의 사진도 함께 전시돼 시민과 함께한 전시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내 마음의 보물상자전’(9월22일~10월30일)은 사연이 담긴 시민들의 물건이 전시될 예정이다. 타인에게는 하찮은 물건일지라도 자신에게는 보물과 같은 소소한 물건들을 모아 전시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일반인, 작가의 고뇌를 들여다보다

지난 27일 행궁동 레시던시 작가 입주식이 있었다. ‘화성 행궁 레지던시 프로그램(이하 프로그램)’은 10월 31일 철거 예정인 빈 건물을 작가들의 작업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행궁동 레지던시 건물에는 33명의 미술작가와 3명의 문학 작가가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신풍초등학교 앞 구 불교백화점 건물을 이용한 레지던시 공간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사용되고 있으며, 1층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회화, 목공예, 도예, 영상설치 미술 등 각 분야의 작가들이 한데모여 작업 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김용문 도예가는 “혼자 작업을 하다보면 심심하고 막힐 때도 있었는데, 각 분야의 작가들과 함께 있으니 영감을 얻기도 하고 작업을 더 즐겁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8월 중에는 아르헨티나 작가들도 프로그램에 합류해 국제적인 예술교류가 있을 예정이다.

프로그램의 또 다른 즐거움은 작가들의 작업과정을 일반인이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작가들의 작업공간은 일반인에게도 공개돼 있어 목공예 및 미술, 도예 작품 과정을 볼 수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예술작가의 소탈한 모습들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프로그램 기획위원회는 “작가들의 공공 프로젝트로 지역문화 수준을 향상시키고, 시민들에게는 예술체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며 “이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행궁동을 찾아 경제 활성화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근호 행궁길발전위원회 사무국장은 “수원이 진정한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문화유산 안에 살고 있는 주민의 삶 또한 문화유산이 돼야 한다”며 “시의 적극적인 홍보와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한 행궁길 발전 위원회는 게스트하우스를 구상해 배낭여행객을 유치, 마을을 홍보할 예정이다.

 

<키워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란 창작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예술가들이 한시적으로 체류하며 작품 구상 또는 실현하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