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대형마트로 인해 지역의 소규모점포나 재래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소비와 유통구조의 변화로 지역경제의 기초가 어떻게 될 것인지 면밀한 검토를 통해 10년을 내다보는 혜안(慧眼)을 가지고 있었던 정책 입안자는 보이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수원시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명목으로 연 70억 이상을 재래시장에 쏟아 부었다. 아케이드 공사도 하고 상인교육도 한다. 그러나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대형마트의 무차별적인 공세 속에서 열악한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이 당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보자. 실제로 고용 효과는 재래시장과 대형마트가 크게 다르지 않다. 재래시장의 상인들은 벌어들인 돈을 지역에 쓰고 세금도 낸다. 그러나 외국자본이 과반수인 대형마트는 세금도 많이 내지 않고 지역에 소비하는 비율도 낮다. 몇 푼 싸다고 지역경제를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 기업형슈퍼마켓(SSM)이 무차별적으로 골목과 재래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불경기에 영세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비인간적이고 위험한 현상이다. 무릇 장사란 상도(商道)가 있는 법인데 없는 사람들과 경쟁해서 다 먹겠다는 것은 동물적인 약육강식의 논리이며, 과연 그래서 돈을 벌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영세상인과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엉뚱한 데에 돈을 쓸 필요가 없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서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입점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등록제는 신고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말장난에 불과하며 임시 미봉책이다. 수원시는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서 입점을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제 10년을 내다봐야 한다. 소비자의 편리도 좋지만 지역 경제를 생각하는 지역민의 관점도 가져야 하고 대기업도 살고 재래시장과 골목상권도 살 수 있는 상생의 시장논리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