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중심제의 죄와 벌

매홀칼럼 - 이달순 (계명고교장)

국회의장 직속 헌법연구자문위원회는 최근 단임 대통령 중심제인 현행 정부형태를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나뉘어 갖는 이원(二元)정부제나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로 변경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나라당 주류측의 한 핵심관계자가 “권력 집중을 줄이자는 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나. 명분은 우리에게 있다. 야당도 박근혜 전 대표에 필적할만한 차기 주자가 없기 때문에 개헌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있다.

다른 핵심의원은 “주류와 야당이 분권형 권력구조의 뜻을 모았는데 박 전 대표만 반대하면 집권 욕심 때문에 그렇다고 비난받는다. 개헌이 안 되도 이 정도면 주류가 집권 중반기를 완전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도로 바꾸자는 것도 과거 자유당이 이기붕을 위해 정부통령제도로 개헌한 것과 같은 뜻이 숨어있다는 의구심도 갖게 된다. 국민에 의해 당선된 대통령은 어떤 제도로도 권한을 분점할 수 없을 것이다.

권력의 속성은 집중·집권화이며 권력의 지속운동은 장기집권이며 임기 말까지도 절대권력을 확장하려고 한다. 그러기에 L.액톤은 절대권력은 권력의 남발로 이어져 절대부패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B.럿셀은 '인간의 권력애'는 모든 욕망 중에서 가장 강하다고 했다. 권력을 분산시키려면 대통령 중심제를 버리고 의원내각제도로 개헌해야 옳다. 헌법논의의 출발이 정파적 이익에서 시작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의원내각제야말로 국회의원들의 발언권과 행동영역을 업그레이드 시키지 않는가. 명목상 그동안 정권안정을 이유로 대통령중심제를 유지한 것인데 일본이 의원내각제로 자민당 집권 50년으로 정치안정과 경제발전을 이룩한 현실을 잘 알고 있지 않는가. 일본이 의원내각제로 발전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대통령중심제로 50년간 죄와 벌로 일관되었던 것이다.

의원내각제 헌법초안을 대통령중심제로 바꾼 이승만은 그의 이름에 李씨 왕조를 뒤늦게(晩) 이은(承) 왕노릇을 하고 3선개헌 부정선거로 쫓겨가 하와이에서 눈을 감았다. 박대통령도 十八(木)년 집권하고 점쟁이(卜)가 끝내라고 했는데 결국 그의 신하로부터 총네방 맞고(熙) 쓰러졌다.

 十二.十二(斗)로 정권을 잡고 八월에 왕이(全)되어 빛나는(煥)존재가 되었으나 백담사로 감옥으로 쫓기는 몸이 되었고 크게 어리석다는(泰禹) 노대통령은 노!(盧)나는 20억을 챙겼다고 했으나 그도 옥살이 신세가 되었고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야당시절 의원내각제를 주창하다가 대통령이 된 다음 현직 대통령이 그의 아들들을 감옥에 집어넣는 망신을 당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자금 없애는 공로가 있었음에도 몇 푼 안 되는 돈받았다는 증거가 나오게 되고 구속될 것 같으니까 자살하는 비극마저 빚어진 것이다. 역대 대통령은 모두 죄를 짓고 벌을 받은 것이다. 그뿐 아니라 대통령중심제는 지역갈등을 일으키고 족벌체제를 일으키고 개인에 대한 충성심을 부추기고 그 충성심은 비굴한 아부문화를 조성한 것이다.

또한 세도정치가 횡행한다. 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세도가들은 엄청난 부정부패를 일으킨다. 이들 세도가들은 VIP라고 해서 “비린내 나는 아이들의 피를 빨아먹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대통령 중심제가 빚은 죄와 벌이 이 나라에 다시 없도록 하고 모든 정치를 국회에서 토론으로 해결하고 국회 이외의 도로 점거농성투쟁이 사라지는 의원내각제 개헌을 과감히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