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 대이동의 추석연휴가 이번 신종플루의 최대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귀향대신 부모님께 선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사람대신 선물이 고향에 가는 셈인데, 신종플루가 이젠 추석풍속도마저 바꾸어 놓고 말았다.
이번 추석 선물로서는 신종플루여파로 건강식품의 판매가 가장 크게 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건강식품업체들의 “체질과 상관없이 누구나 복용해도 부작용이 없다”는 식의 무분별한 판매로 인해 오남용의 피해가 우려 된다.
면역력 강화는 개인위생관리와 더불어 요즘 최고의 관심사이다. 면역력이란 병에 대한 저항력 혹은 항병력을 의미한다. 한의학에서는 ‘정기존내(正氣存內) 사불가간(邪不可干)’이라고 하는데, 이는 인체 내의 정기(正氣; 항병력)가 충만하고 음양의 균형이 조화롭다면 외부로부터 병원체(邪氣)가 침범할 수 없다는 말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주체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체 내부의 면역력에 있다는 것이다.
면역력 증진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건강식품일지라도 체질에 맞지 않은 경우에는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인삼과 홍삼이 대표적인 예인데, 한국인 중 40%는 사포닌 분해효소, 즉 프라보 텔라오리스를 장내에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먹어도 효력을 볼 수 없거나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인삼은 부작용이 있는 반면 홍삼은 안전하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말은 언뜻 듣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홍삼은 인삼을 쪄서 만든 약재다. 고구마를 쪘다고 해서 감자가 되는게 아니다. 그런 식의 주장이라면 녹용과 같은 약재들도 쪄서 사용하면 체질과 상관없다는 말인가? 체질에 맞지 않는다면 해로울 수밖에 없다.
어떠한 한약재든 양면성을 가진다. 약성이 강하고 효과가 좋은 약재일수록 위험성도 커진다. 칼은 예리할수록 좋은 칼이며 훌륭한 요리도구가 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손을 상하기 쉬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첫 번째 원인은 몸 안의 음양, 즉 진기와 진액의 균형의 상실로부터 발생한다. 그러므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인적인 체질과 몸의 상태에 따른 기혈음양의 균형이 전제되어야한다. 진단을 받고 체질에 맞게 복용하는 것이 다소 불편하고 귀찮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음료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투자인 만큼 그 정도의 번거로움은 감내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삶이 건강의 기본이다. 앞으로 신종플루뿐만 아니라 또 다른 신종바이러스 질환들이 우리 인간을 괴롭힐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자연 변화에 잘 적응하고 음양의 균형을 유지하며 정기(精氣)를 보전한다면 그 어떤 것도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