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말한다. 결실의 계절 가을에 오곡백과를 수확하는 추석은 예로부터 풍요로움의 상징이다. 멀리 떨어졌던 가족들이 다시 만나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을 차려놓고 세상사를 얘기하는 추석 풍경은 참으로 여유롭다.
그러나 풍요로운 추석 풍경의 이면에 어려운 경제상황과 양극화의 심화속에서 시름하고 있는 서민들의 모습이 가려져 있다. 대통령과 정부,정치권 모두가 민생을 말하지만 서민생활은 나아지지 못했고 이번 추석에 서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깊어진듯 하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사회의 양극화는 급속히 심화되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부동산을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과 전세난에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붕괴 등이 심화되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침체는 서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경기가 다시 살아난다고 하지만 이는 대기업과 고소득층에만 국한될 뿐 중소기업과 서민경제는 여전히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로 대표되는 구조조정과 실업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고 치솟은 등록금으로 인한 대학생들의 고통도 여전하며 다시 뛰기 시작한 집값으로 인한 무주택서민들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세값까지 올라 서민들의 주거난이 가중되고 있다. 골목상권과 재래시장까지 파고 드는 기업형 슈퍼로 인해 동네슈퍼와 재래시장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수확을 즐거움에 들떠야할 농촌에는 수매가로 본전도 못찾는다며 논을 갈아엎기까지 하며 농심이 흉흉하다.
추석이 서민경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이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이명박대통령은 올해 실용노선을 천명하며 민생문제를 강조했다. 여야를 구하지 않고 정치권 모두가 민생,민생을 앞다투어 챙기겠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정착 서민들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최근 몇 개월째 심각한 갈등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형 슈퍼(SSM) 문제를 해결할 제도개선은 여전히 지지 부진하여 소상인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연이어 발표한 부동산규제 완화의 결과는 다시 집값상승과 전세값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700조가 넘는 가계부채 상태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서민들의 이자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총체적 민생위기 상태이다.
추석이 지나고 마침 정기국회가 본격화된다. 이제 정부와 정치권은 맆서비스를 벗어나 실질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 국정감사는 정부와 국회가 서민경제의 현실을 냉정하게 되짚어 보는 기간이 되어야 한다. 또한 국정감사 뒤 계속될 정기국회에서는 기업형슈퍼와 관련된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공공주택 확충을 위한 제도개선 등을 포함하여 서민들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개혁이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감세와 4대강 사업으로 서민과 중소기업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줄어들지 않도록 민생예산을 챙겨야 한다. 결실의 계절 가을이 서민경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서민들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개선이 이루어 지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