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이라는 준비운동에 관심을 !

특별기고 = 한만욱 지방소방장(수원남부소방서)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가을에 높은 하늘을 바라볼 새도 없이 어느새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듯 한 차가운 날씨로 인해 옷깃을 세우는 계절이 되었다.

이맘때가 되면 언제나 그러듯이 처음소방에 입문하던 새내기 소방관 시절이 생각났다. 처음 나는 소방관이 되어서 화재를 진압하여 위험에 처한 이들을 구해야겠다는 단순한 생각만을 가지고 소방이란 천직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 당시의 생각에 소방관의 업무는 화재진압, 구급, 구조만이 전부라고 생각했고 더 이상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소방에 입문하면서 내가 알았던 소방관서 업무를 화재진압이라고 한정하는 것은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였다. 
단순히 불만 잘 끄면 훌륭한 소방관이 될 것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나의 착각이였던 것이다. 운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준비운동을 잘해주어야 한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화재진압도 마찬가지이다. 즉 비상시에 불의 잘 끄기 위해서는 그를 위한 예비동작으로서 내가 알지 못했던 수많은 준비동작이 있었던 것이다.
화재시에 건물에 있는 소방시설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소방활동 자료조사, 비상시를 대비한 가상화재출동훈련, 각종 화재진압장비를 적정하게 유지관리하기 위한 장비조작훈련 등 불을 잘 끄기 위한 예비동작이 무수히 많았던 것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각종 화재 및 사고시 현장활동을 방호활동이라고 한다. 즉 방호활동이란 이미 사고가 발생한 현장의 대응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이 언론보도를 통해서 소방활동을 간접 경험해 볼 수 있는 활동일 것이다.

그러나 화재진압도 중요하지만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여 사전에 피해를 줄이는 활동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할 것이다.
 
이 예방활동이 소방조직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소방관계법령 및 소방행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화재를 예방·방호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구하기 위한 것이다. 화재를 예방하기 위하여 건축물의 초기 기획단계부터 소방시설을 설계·시공하기 위하여 건축허가 동의라는 업무가 있으며, 그렇게 설치된 소방시설이 적정하게 유지관리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소방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또한 관계자들의 소방안전의식 강화와 피난방법등을 위하여 소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예방활동은 방호활동과 같이 화재의 순간에 한정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예방활동은 1년 12달 365일 각 소방관서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화재진압활동처럼 한순간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는 역부족이다.

준비운동! 모든 본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준비운동의 중요성은 모든 운동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 이렇듯 비상시 화재진압을 위하여 예방활동이라는 준비운동의 중요성은 모든 소방관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방활동의 중요성을 소방관만 알고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일반인도 알아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방활동은 행정관서 혼자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그 시설을 관리하는 관계자의 관심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 시설을 방문하고, 사용하고 있는 일반이의 관심 이 3박자가 맞을 때 화재 예방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는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1년 중 소방관서가 가장 바빠지는 겨울철이 되었다. 올겨울도 많은 화재가 발생할 것이며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인명피해도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언론에도 화재진압활동이 보도될 것이다.  그러나 소방관서는 새내기 소방관도 알지 못했던 훌륭한 화재진압을 위한 준비운동인 예방활동에 묵묵히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번 동절기에는 단순히 화재진압 현장활동 뿐만 아니라 그 활동 이전에 담겨있는 소방관들의 예방활동에 많은 시민과 언론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