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청약열풍과 공공기관의 역할

매홀칼럼 = 박완기(수원경실련 사무처장)

광교신도시 삼성래미안과 호반베르디움이 평균경쟁률 55:1과 31:1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고 한다.
 분양 전부터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던 삼성래미안은 수원시의 심의과정에서 평당 100만원가량 낮춰졌음에도 광교신도시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가장 비싼 평당 1383만원의 고분양가였다.

중소형 1280만원, 중대형 1380만~1390만원의 호반베르디움 역시 고분양가로 책정되긴 마찬가지였다. 김문수 지사의 예상보다 평당 100만~200만원 높은 고분양가에도 모두 청약열풍 속에서 마감되는 유례없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브랜드 가치와 광교의 뛰어난 입지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지금 조금 비싸게 사더라도 광교신도시에서 몇년 후 막대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심리가 크게 반영된 결과다.
국민주거안정을 위해 주민의 땅을 강제로 수용해서 조성된 공공택지(신도시)조차 무주택서민들의 거주공간보다는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전락한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얼룩진 단면이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도시공사, 군인공제회,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12월 중소형 아파트 3708세대를 연이어 분양한다. 공공기관의 분양결과는 이후 광교 분양가와 주변집값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토지주택공사는 중소형 아파트 466세대를 평당 1187만원 수준으로 분양하겠다며 입주자모집공고를 냈다. 민간건설업체의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에 비해서는 최고 100만원가량 낮다. 그러나 4억원이 넘는 분양가는 5년 무주택서민들에게 우선 공급되는 중소형 아파트의 분양가로는 턱없이 높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실질분양원가는 평당 1000만원 내외(택지비 571만원, 아파트건설공사비 평당 353.6만원 및 기타비용)에 불과해 민간건설사에 비해서는 수익이 줄었다고 하나 평당 100만원이 넘는 분양수익을 챙길 것으로 예상돼 공공기관조차 집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기도시공사, 군인공제회,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등 공공기관들은 분양가를 대폭 인하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주거안정을 위해 공공기관이 택지를 강제로 수용한 공공택지의 택지개발방식의 개혁이 필요하다.
광교에서 같은 가격으로 택지를 공급(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3.3㎡당 택지비는 571만원으로 동일)받은 건설사들은 공공기관에 비해 평당 100만원가량 높은 분양가로 폭리를 취하는 반면 무주택서민들은 고분양가로 내집마련의 희망을 포기하고 있다.
공공택지내의 중소형 아파트는 민간건설사에 땅을 되팔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지어 싼값에 무주택서민들에게 공급해야 한다.

이미 SH공사나 보금자리지구에서는 중소형아파트를 모두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바 이를 공공택지 전체로 확대해 집값안정과 무주택서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토록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공공택지에서는 공공보유주택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공공주택의 부족은 집값상승과 전세가 폭등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원인이다.
전체주택 중 공공보유주택의 비율은 네덜란드 40%, 영국 22%, 독일 20% 등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5%도 안 된다.
따라서 공공택지에서 영구임대주택, 국민임대주택 그리고 서울시에서 도입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 등의 비중을 대폭적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5년 후 시세대로 분양전환할 수 있어 장기임대주택의 기능을 상실한 반면 토지주택공사 등의 막대한 수익을 보장하는 도구로 전락한 10년 공공임대주택을 장기전세주택으로 전환해야 한다.

주택관련 공공기관이 왜 존재하는지 되짚어보고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경기도 주택정책의 제시와 정부의 공공택지정책의 개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