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며칠 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민망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연말이다 보니 음주횟수가 좀 많았는데 아침 출근길에 느닷없이 속이 부글거리고 아랫배가 묵직해지면서 참을 수 없는 변의를 느꼈다. 어렵게 화장실을 찾았지만 김씨는 화장실까지 가지 못하고 쏟아지는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한다.
장이 좋지 않은 사람 중에는 이런 비슷한 상황을 한두 번씩은 경험한다. 장이 약한 사람은 하루에도 두세 번씩 화장실을 찾는데, 아랫배에 뻐근한 통증과 함께 대변을 보고도 남아있는 느낌의 잔변감이나 항문 주위 불쾌감 등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를 보통 장이 약하다고 하는데 좀더 만성적이고 심한 경우는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구분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복통과 잦은 물변은 무절제하고 불규칙한 식사와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한다고 간주돼왔다. 그러나 외부적인 상황이 비슷한 경우에서도 이러한 증상이 일부에게만 발생되기 때문에 체질적인 소인으로 본다.
주로 체질적으로 장이 차고 약한 사람들에서 많이 발생되는데 소음인이나 태음인에서 많이 발생한다.
양방에서는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일시적인 증상개선에 주안점을 두는 반면에 한방에서는 근본적인 장 기능의 개선에 주안점을 둔다.
약해져 있는 장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흡수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치료의 목표로 삼는데 정확한 치료를 위해 몇 가지 증상 유형을 구분하고 이러한 원인을 세분해 치료하게 된다.
우선 비위(脾胃)로 대표되는 소화기능의 약화가 주된 원인인지 또는 간(肝)의 기능 중 전신의 기를 순행시키는 ‘소설기능(疏泄機能)’이 원인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또한 신경이 예민해서 스트레스에 민감한 경우에는 정서적인 안정이 필요하므로 ‘귀비탕(歸脾湯)’과 같은 처방을 활용한다.
약물요법과 함께 식이요법을 병행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치료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음식은 차가운 것을 피하고 부드러운 것을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위주로 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기름진 음식이나 담배·커피 등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뚜렷하게 식후에 증상을 유발시키는 음식물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식품은 금하는 것이 좋다.
특히 술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잦은 복통과 설사를 호소하는 경우가 아주 많은데 술이 대장에서 수분과 전해질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술 중에서도 특히 맥주를 먹고 나면 증상이 유난히 심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맥주의 주원료인 보리의 성질이 차기 때문이다.
찬 우유나 아이스크림도 한의학적으로 볼 때 성질이 찬 대표적인 음식이다. 이러한 찬 성질이 대장의 기능을 떨어뜨려 증상을 악화시키기 쉽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