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학영재고, 능력있는 교사 구성부터

사설-과학영재고, 능력 교사 구성부터

내년부터 경기과학고가 과학영재고등학교로 전환되면서 이 학교 교장 선발에 경기도교육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이다.
과학영재학교는 기존에 있었던 과학고가 본래의 과학영재를 키우자는 목적에서 제 몫을 못하자 대학 입시를 벗어나 창의성 및 영재성 개발교육에 더욱 중점을 두자는 취지에서 탄생하게 됐다. 한마디로 영재성을 개발하는 시스템에 목적을 둔 학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도내 처음 설립되는 과학영재고의 기대와 경기과학고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갈 만한 수장이야 말로 영재를 키울 교육의 지도자로서 전문성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앞서 과학영재고를 설립, 운영 중인 부산·서울도 교장 선발에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기에 이번 경기도에 설립되는 과학영재고 교장 공모에 교육계 안팎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경기도교육청에 접수된 이번 과학영재고 교장 공모에는 기업체 CEO와 교장, 장학관, 교감, 교사 등 5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원자 면면을 보면 영재 교육현장의 수장으로서는 경륜과 전문성이 미달된다는 평가에 아쉬움을 남긴다. 적어도 과학·수학 교과에 특성화 교육을 이끌어나갈 전문 지식을 갖춘 대학 교수의 지원을 기대했지만 공모 결과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일반고교와 달리 과학영재학교는 영재성을 개발하는 시스템으로 전담교사나 교장의 급여 수준이나 처우도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지만 현행 일반교사와 다를 바 없다. 현재 제정된 영재교육진흥법이 아직 교장 공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일반고 교장의 공모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 급여 수준이나 처우 등이 이에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면 전문성을 가진 대학교수가 지원할 리 없다. 여기에다 전국을 대상으로 모집을 하다 보니 출신지역도 제각각 달라 심사에 어려움이 있다. 그나마 그동안 과학영재고 전환과 국내외 과학 올림피아드 석권 등의 업적으로 초대 교장 영순위에 올랐던 현 경기과학고 부성찬 교장도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원 자격을 얻지 못한 것도 교육당국의 선택 폭을 좁힌 이유다.
정부가 미래를 이끌어 갈 과학영재를 키우기 위해 마련한 교육정책이라면 이에 따른 영재교육진흥법 등의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교장 선발 문제는 교사들에게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과학고가 과학영재고로 전환과 함께 100명에서 126명으로 정원이 늘어나면서 1차로 기존 교사들에게 모집을 받은 후 생긴 결원까지 합쳐 총 16명의 교사를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겨우 18명에 그쳤다.
이런 상황이라면 과학영재교육이 창의성과 영재성 개발의 취지를 잃게 될까 우려할 수밖에 없다. 부산의 과학영재학교가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박사학위 취득 교사만 20명을 확보했고 KAIST 교수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는 데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