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기 공인재무설계사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면 금융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규율의 포괄주의로 대변되는 ‘자본시장 통합법’의 시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한 기관별 규율체제에서, 경제적 기능을 기초로 한 기능별 규율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투자자에게는 좀 더 능률적인 제도 개선과 안정적인 투자자 보호 장치를 선물하고 금융 당국에서는 보다 효율적인 업무 배분을 통해, 선진 금융문화를 만들고자 하는데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필자는 지난 1년여간 다소는 까다롭고 복잡해진 절차 속에서도 선진 금융시장으로의 진입이라는 목표아래 노력했던, 금융기관과 소비자들에게 진심어린 격려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울러 다가올 2010년의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분명 성장통 속에서는 다소의 인내심도 필요할 것이다. 이제는 장치의 연착륙 과정에서 비롯되는 인내심보다는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하여 보다 세밀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첫 번째로 금융허브의 실현을 위한 ‘한국형 투자은행’의 육성정책 부재를 들고 싶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의 산업보호 조치가 풀리면서 대부분의 투자은행 업무를 외국계가 독점하자 ‘한국형 투자은행’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도 있었다.
하지만 투자은행을 위한 필수 요소인 자본 조달 활성화 방안 및 대형화관련 조항은 모두 빠져있다. 물론 글로벌 경제위기의 탈출 및 경기침체의 영향도 있었기에 그 시기를 조절했다고 생각돼진다. 이제는 좀 더 세분화된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두 번째로는 펀드산업의 위축을 들 수 있다. 즉, 투자신탁상품 판매 등과 관련한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판매활동이 위축된 점은 아쉬운 점으로 분류된다. 각 금융기관들이 투자자 보호에 치중하게 되면서 상품 설명시간이 대폭 늘어난 점이 영업활동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시행 전에는 10분 내외로 상품을 설명하고 권유했으나 지금은 상품설명 이외에도 주가 및 환율과 금리변동에 따른 손실가능성과 수수료 등을 제대로 알리는 데에만 무려 1시간여 가량이 소요된다.
물론 해야 할 업무를 하는 일련의 과정이겠으나 장시간 상품 설명 등에 매달리다 보니 그에 따른 상대적 실적저하와 인력의 교육 등에 관련된 비용의 증가로 인한 업계의 불만은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투자자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오히려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조금 더 세분화된 전략으로 산업의 위축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세 번째로, 금융시장의 주인공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우리 투자자들은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경제위기 등을 경험하면서 많은 성장을 해오고 있다. 물론 아직도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 장기투자에 관해선 개선할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분명 지금 시점에선 제대로 된 투자자 보호 장치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이에 적절한 시기의 도입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세분화해 생각해보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 조항이 있다. 즉, 일반투자자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야 하지만 ‘이해할 수 있도록’이라는 말 자체는 아직 확실한 무언가를 채워 주기에는 부족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선진화된 금융시장속의 주인공이 될 투자자들에게 조금 더 정성어린 선물이 될 수 있어야 하겠다.
다가오는 경인년(庚寅年) 새해에는 멀리 만주벌판을 넘어 시베리아까지 호령하던 한국호랑이의 기세처럼 당당한 금융시장의 포효 소리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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