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분권 강화는 통합행정이 먼저다


지난해 12월, 불과 1개월 전의 일이다. 마산·진해·창원 시의회가 세 도시 통합안을 의결함으로써 국회가 오는 2월 통합법안을 통과시키면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이 선출되어 7월 1일 통합시가 탄생한다.

최근 논의만 무성하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통합 대상지역의 좋은 선례가 아닐 수 없다. 지자체간 자율통합의 논의는 최근 다양한 형태로 진행돼왔다.

수원·화성·오산의 세 도시 통합 논의만 해도 수원시 경우는 시와 의회가 행정통합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화성과 오산시는 시와 의회가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찬성의견도 만만치 않아의견이 분분하다.

그런 가운데 김용서 수원시장과 홍기헌 시의회의장은 엊그제 본사와의 신년대담에서 “수원 화성 오산 행정통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통합은 경쟁력 있는 세계의 명품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찬성 의사를 밝혔다. 특히 두 사람은 정치적 논리보다는 주민투표로 결정하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점에서 의회를 통한 반영보다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방식을 택했다.

통합으로 인한 도시 규모의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수원의 교육 문화, 화성의 산업 관광, 오산의 산업 인프라가 시너지를 이루면 통합시는 세계명품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통합 찬반 논란에 휩싸인 화성과 오산시는 통합이 될 경우 혐오시설만 내려오고 행정기관은 수원 집중화로  홀대를 받을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혐오시설을 이미 갖추고 있는 수원시의 입장에서는 화성과 오산 시민의 기우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자율통합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조선 말 일제시대에 틀이 짜인 100년 묵은 현행 행정체로는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합의 의미는 크다.

지금은 국경 없는 무한경쟁 시대다. 국가 간 경쟁이 아니라 지역·도시 간 경쟁으로 글로벌 경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국가 경영체제를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중앙 중심에서 지방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이유다.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서는 지방행정체계 개편에서 출발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선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데 기초자치단체는 그런 측면에서 열악할 수밖에 없다.

특히 수원·화성·오산 통합은 산업·행정·관광 통합 효과와 주민의 문화적 동질성 측면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여건을 잘 갖추었다고 본다. 비록 일부 시민의 반대가 있지만 통합시의 인센티브 등 긍정적 측면에 시간을 두고 설득한다면 논란과 갈등을 이겨내고 성공적인 통합을 이뤄낼 것으로 믿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문제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엇갈려 통합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회는 지방행정 개편을 광역화하는 기본방향에 여야가 합의했다. 이제 국회에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행정·재정·법적인 지원은 아끼지 말되, 통합에 지나친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 통합은 어디까지나 주민 자율이 바탕이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