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업무 첫날 출근길에 내린 폭설의 충격파가 너무 컸다. 수원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불편과 고통을 겪어야 했다. 수원지역의 경우 기상관측 사상 세 번째로 많은 눈이 내려 도심 전체가 마비됐다.
시내 중심가엔 출근 차량들이 뒤엉켜 멈춰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제기능을 잃었다. 그나마 배차 간격이 평소보다 2~3배 길었다. 한마디로 눈폭탄에 아수라장이 된 수원의 도심은 뒤엉킨 주차장이었다. 이로 인해 각 회사의 시무식이 미뤄지고 물류가 마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안양에서 수원으로 출근하는 한 회사원은 지지대 고개에서 차가 멈춰 평소 1시간이면 도착하는 거리를 버스와 도보로 5시간만에 도착했다. 버스와 전철마저도 눈사태에 맥을 못췄다. 서울발 수원행 1호선 열차가 오전 한 때 1시간 넘게 결행돼 출근길 시민들이 추위에 떨었다. 버스정류장 마다 북새통을 이뤘지만 눈길에 발이 묶인 버스들은 배차 간격이 평소보다 늦어진 데다 거북이 운행을 하면서 교통대란을 겪어야 했다.
수원시는 제설차 4대와 염화칼슘 살포 차량 36대, 17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긴급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20cm가 내린 적설을 치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워낙 많은 양의 눈이 쌓이고 보니 웬만한 제설작업도 제대로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은 이해가 된다. 이른 새벽부터 기습적으로 내린 데다 치우면 쌓이니 도리가 없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기상재난의 대응능력이 겨우 이 정도였는지 출근길 고통을 겪은 시민들에겐 아쉬움을 남겼다. 인력과 장비가 태부족한 데다 평소보다 훨씬 배차 시간을 당겨야 할 대중교통이 오히려 늑장을 부린 것은 재난 방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볼 수 없다.
특히 기상재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기상청 예보의 정확성이다. 기상청이 전날 예보를 통해 4일 수도권 적설량 예보를 7cm까지 내리겠다고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가공할 눈폭탄이 쏟아졌다. 눈 예보는 맞혔으나 얼마나 내릴 지는 보통 빗나간 것이 아니다. 이런 후진성 기상 예보로는 재난을 사전에 막을 수 없다. 되레 시민으로부터 예보의 효율성 자체를 의심 받을 수 밖에 없다.
눈내린 다음날까지 부족한 장비와 인력으로 제설작업에 나선 수원시 공무원과 소방대원들의 노고에 격려를 보낸다. 그러나 5일에도 아직 도심 곳곳의 도로에는 쌓인 눈이 얼어붙은 채 빙판을 이루고 있다.
예보보다 눈이 많이 내려 인력과 장비 동원에 차질이 빚었다고는 하지만 언제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공직자의 자세다. 지난달 27일 3cm도 안되는 적설량에도 시내 교통이 몸살을 앓은 경험에도 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은 유비무환을 도외시 한 구태가 아닐 수 없다.
자연재해는 그 지역에 환경과 특성에 맞게 준비하고 필요할 때 즉각 가동돼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눈은 앞으로도 계속 올 것이다. 기상재난에 신속 대응하는 공직자의 대오각성과 시민들이 내 집앞 제설에 나설 때 선진 문화도시를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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