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H공사는 부채가 100조원이 넘어 사업전체를 전면재검토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곳은 일정을 연기하거나 사업자체를 전면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부채급증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째, 통합 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택지개발을 경쟁적으로 벌여왔다. 양 공사는 공공택지, 국민임대주택단지, 신도시 등을 마구잡이로 지구지정할 것을 요청해왔고 국토해양부는 이를 승인해왔다. 택지개발 경쟁이 재무여건의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둘째, 국토해양부 등 정부의 무리한 정책추진이 원인이 되었다. 정부는 주택공사에게는 미분양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매입토록 했고, 토지공사에게는 건설사의 택지를 매입토록 했다. 건설경기 부양이라는 미명 하에 방만한 경영과 고분양가로 초래된 민간건설사의 경영위기를 공기업의 부담으로 전가한 것이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에 땅값을 대폭 인하해 공급하겠다는 세종시 변경계획도 재정난을 부채질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인 보금자리 주택에 올인하는 LH공사의 태도가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을 지연시키는 원인이다.
그러나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약속대로 시행되어야 한다. 먼저,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은 '도시저소득주민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임시조치법'에 따라 정부가 지정하고 LH공사 등 공공기관이 시행주체로 추진하는 공공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은 민간재건축이나 재개발사업과는 다르고 경기도 뉴타운보다도 공공성이 높다. 자체재개발이 곤란한 도시저소득층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 정부와 지자체가 지구지정을 한다는 점, 정부재원이나 국민주택기금이 지원된다는 점, 공공기관이 사업시행자로 참여한다는 점 등은 모두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높은 공익성을 가진 주거환경정비사업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다.
그런데 LH공사가 공공성 높은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조차 약속대로 시행하지 않는다면 왜 존재해야 하는지 근본적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둘째,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약속대로 추진되지 못한다면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은 급속히 확대될 것이다. 고등동은 개발계획이 늦어져 기반시설의 정비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 주민들의 고통도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추진자체가 무산된다면 보금자리주택과 세종시 변경을 추진하는 정부정책의 결과가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사업까지 무산시킨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편 LH공사는 수원시에서 수익성 있는 많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광교신도시에서 중소형아파트를 분양했고 10년 공공임대아파트 4,364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공공임대아파트는 5년 후 시세대로 분양전환할 수 있어 막대한 수익을 얻을 것이다. 최근에는 국민임대주택단지로 계획되었던 호매실지구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변경되어 국민임대주택의 수는 줄고 분양주택의 숫자는 늘어 LH공사의 수익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 LH공사는 조속히 고등동 보상계획을 발표해야 한다.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민주거안정과 정부정책의 신뢰성 회복을 위한 국토해양부와 토지주택공사의 조속한 결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