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시공사 ‘땅장사’ 논란

명품 도시로 일컬어지는 광교 신도시에 공급된 학교 용지가  심한 언덕 경사를 이루고 있어 학생들에게 큰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고 한다. 배움의 터라고 하기에는 부적합한 토지를  공급한 기관은 지방공기업인 경기도시공사다.

좋은 교육환경은 주거지역에서 통학하기 쉽도록 가까운 중심지에 위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필요하다면 비탈길에 학교를 세우고 옹벽 설치도 가능하다"는 도시공사 측의 주장은 한마디로 일방통행 식의 왜곡된 발상이다. '낭떠러지 학교'나 세우고 명품 도시 운운하는 것은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 문화가 홀대받는 도시치고 선진화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오는 2012년부터 입주하는 광교 신도시에 신설되는 학교는 초등학교 6개, 중학교 4개, 고등학교 4개(특수교 1개) 총 14개 학교가 들어선다. 소화, 상현중 등 기존 4개 초·중학교는 그대로 존치된다. 하지만 사업자인 경기도시공사는 신설될 학교 대부분을 도시 외곽에 조성한 데다 토지정지 작업도 하지 않은 채 삭막한 언덕배기를 학교부지라고 교육청에 공급할 모양이다.

1만㎡ 이상의 도시계획시설에는 사업자가 학교 용지를 공급하면서 토지정지 작업을 완료해 공급하도록 되어 있는 '학교용지확보등에관한특례법'마저도 경기도시공사는 멋대로 위배했다.

이렇다 보니 공급받은 토지에 학교를 지어야 하는 수원시교육청은 난감할 수 밖에 없다. 경사가 가파른 토지에 학교를 짓게 되면 운동장이 학교보다 높게 지어질 수밖에 없고 경계선을 둘러 옹벽을 설치하지 않은면 안된다.

"자칫 낭떠러지 학교"라는 비정상적인 모습을 한 학교가 생겨 학생들의 안전사고까지 우려된다"는 교육청 관계자의 말은 설득력을 준다. 경사지에 세워질 학교 중 가장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학교는 초·중 2블럭, 3블럭의 초등 2개와 중등 2개로 경사가 심해 학교 설계 중인 시교육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을 정도다.

문제는 경기도시공사가 도시 중심지의 알짜배기 땅에 학교용지는 빼버리고 상가와 아파트 용지로 판 행위다. 그리고는 언저리 땅을 학교용지라며  가공도 하지 않고 교육청에 공급한 행태는 공기업이 '땅장사' 기관으로 폭리를 취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토지주택공사가 합병 전부터 대표적인 공기업으로서 택지 분양이나 주택 공급 사업 형태가 여느 사기업 못지 않은 이윤 추구로 서민들에게 되레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불만이 컸다. 서민의 주거안정을 책임져야 할 토주공이 땅장사 집장사로 둔갑한다면 그 이면에 주민 고통이 숨어 들 것은 뻔하다.

이번 광교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경기도시공사의 공급 행태도 이와 다를 바 없다. 공기업이 민간으로부터 택지를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부여된 토지수용권을 악용해 알짜배기 땅을 값싸게 사들여 아파트와 상가 용지로 폭리를 취하고 학교시설은 언저리 땅으로 내몬다면 기형적 도시가 될 것은 명약관화 하다.

지금 광교 신도시에 입주할 주민들은 자녀교육 문제로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경기도시공사는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진정한 명품도시의 가치는 교육이 최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