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체육과 어린 선수의 인권

특별기고 = 이대영(수원시의회 의원)

얼마 전 수원의 한 초등학생이 교내에서 훈련 중 코치로부터 허벅지 등을 쇠파이프로 수십 대를 맞고 한 달 보름가량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것이 알려져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

이 사건을 통해 체육관련 종사자들, 특히 어린 운동선수들은 이러한 폭력에 많이 노출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개방성이 낮은 폐쇄적인 선수들의 문화, 아직도 군대와 비슷한 수직형태의 권력 구조, 지도자들의 자질 부족 등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원인은 한국 사회의 스포츠가 엘리트 육성 중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엘리트 스포츠란 전문 체육분야를 가리키는 말로 생활체육, 풀뿌리 체육과 대비되는 스포츠를 뜻한다. 쉽게 말해, 어릴 적부터 전문적인 선수를 키워 내는 스포츠 형태로 주로 개발 도상국가 등이 스포츠 분야에서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보기 위한 스포츠 정책이다.

우리나라에선 1960~70년대를 거치며 이 같은 틀이 정착됐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며 특히 선수들의 인권적인 부분에서의 부작용이 심하다.

‘엘리트 스포츠는 왜 이러한 선수들의 인권 문제를 야기하는가?’ 그 원인은 엘리트 스포츠의 발생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엘리트 스포츠는 스포츠를 하는 사람에게 있어 스포츠 자체가 근본적인 목표가 아닌 스포츠를 수단화시킨다. 엘리트 스포츠가 기본적으로 정착된 이유부터가 적은 투자로 많은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다. 즐기기 위한 스포츠, 체력 향상과 자아실현을 위한 스포츠가 아닌 하나의 성과를 나타내는 수단으로서 선수와 코치를 하나의 승부 기계로 전락시킨다.

이러한 기본정신은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좋다’라는 과도한 성적지상주의를 불러일으킨다. 지도나 훈련 과정에서 선수에게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또래의 아이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길러야 할 시기에 오직 운동만으로 사회 생활이 단절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운동선수에게 운동 이외의 모든 것을 단절 시키는 행위는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해칠 뿐만 아니라 이를 더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운동했던 친구들을 잘 생각해 보자. 그들은 수업에 잘 들어오지도, 또래들과 많이 어울릴 기회도 없다.

일반인과의 교류, 특히 어린 시절부터 또래와의 관계 단절은 사회성 부족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점점 정형화되면서 체육계를 더 폐쇄적으로 만들고, 그들만의 문화가 형성된다. 

비슷한 또래 아이들과 관계를 맺어야 할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좁은 테두리에서 인권침해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며, 이 조차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잘 나가는 예능 프로그램인 ‘천하무적 야구단’을 보면 연예인들이 일반 아마추어 팀들과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각종 동호회들이 활성화되는 것도 스포츠를 소수 선수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그 뿌리에서부터 시작하는 생활 체육의 형태로 자리 잡혀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분명히 한국 스포츠는 아주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천하무적 야구단 감독을 맡았던 야구 선수 출신인 가수 김C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저는 야구를 하며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