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역 주요 대학들이 2010학년도 등록금을 결정하지 못한 채 부심하고 있는 모양이다. 올해도 대학 등록금을 둘러싼 정부와 대학간 신경전이 불거지고 있는 와중이다. 지난해엔 경제불황 여파로 대부분의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했다. 수원권에 있는 아주대와 수원대 등도 지난해 동결한데 이어 2년 연속 동결은 어려우며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내심인 것 같다.
그러나 등록금 동결을 핵심공약으로 내걸고 출범한 각 대학 총학생회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설 것이 뻔하다. 이달 29일을 전후해 합격자에게 등록금 고지서를 발송해야 하는 대학들로서는 늦어도 다음 주 중까지는 등록금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등록금 동결은 대학 총학생회 핵심공약일 뿐 아니라 정부의 입장도 강경하다. 정운찬 총리와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지난 연말 대학들에 등록금 동결 등 인상 자체 노력을 요청했다. 나아가 윤중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초 학자금 대출과 각종 재정지원 항목에서 등록금 인상을 주요 평가항목으로 삼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등록금 인상을 놓고 대학들에 대한 선제 압박용 카드다.
아주대는 최근 등록금협의회를 열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동결로 재정 부담이 큰 데다 약학대 유치 등 인상요인이 발생하고 있어 학생회와 함께 인상률 조정에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생회 측은 이 등록금 동결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며 동결로 가는 길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 봤다. 협상 과정이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경기대도 두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대학 당국과 학생들의 주장은 팽팽히 맞선다. 수원대는 아직 입장을 밝힐 만큼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인상을 전제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해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학들은 재정압박으로 등록금을 올리지 않으면 안되는 나름대로 절박한 사정이 있고 학생들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지원금에 인색하면서 등록금만 규제하려 한다"는 불만을 쏟아내는 모양이다. 대학들의 주장은 원론적으로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간의 등록금 인상폭이 너무 컸다는 데서 동결해야 할 타당성을 찾을 수 있다.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 인상률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5~6.7%에 달해 물가상승률을 배나 앞질렀다. 국공립대도 같은 기간 7~10%의 상승률을 보였다.
대학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등록금 산정근거가 불명확한 것도 문제거니와 일부 대학은 적립금이 막대한 데도 매년 등록금을 인상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또 상당수 대학이 예산을 부풀려 등록금을 인상하거나 부동산 매입 등을 위한 건축기금이나 기타 기금으로 적립해 펑펑쓰기도 했다. 대학이 등록금 장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글로벌 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다. 등록금이 합리적으로 책정되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 준 후에 인상을 거론하는 게 순서다. 경제회복이 본격화되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할 때 올 등록금은 동결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