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시의 노숙자 무대책을 우려한다

수원지역 노숙자들이 해마다 오는 겨울이지만 추위와 힘겨운 싸움은 여전하다. 폭력도 무방비로 노출돼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불황 장기화로 노숙자들이 좀 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각종 치안 부재 상황이 빈발하고 있어 대책이 절실하다.

10여명의 노숙자들이 줄지어 누워 있는 수원역 대기실은 저마다 바닥 한기를 막기 위해 여러 겹의 종이상자를 깔고 절반이상이 얇은 홑이불을 덮은 채 추위에 떨고 있다. 이들이 기거하는 역 대기실은 밤은 물론 낮에도 승객들이 지나다니기가 불안하다.

지나는 시민의 옷을 붙잡고 돈을 요구하는 등 행패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본보 기자가 취재 차 이들이 누워있는 현장에 다가가자 “왜 사진을 찍느냐”며 항변하던 한 노숙자가 이내 “1000원만 있으면 달라”고 요구한 사례가 그렇다.

노숙자들 간에 시비가 붙어 폭력행위로 신고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사회 불안 요인이 되고 있지만 한 노숙자는 무료급식소 관계자의 말을 듣지 않는며 다른 노숙자를 구타한 이른 바 ‘군기반장’의 행패가 여전하다. 수원역 등 이들이 집중 기거하는 지역에는 소위 ‘군기반장’으로 통하는 노숙자들이 수시로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2007년 발생한 노숙소녀 사망사건도 ‘군기반장’ 폭행사건이다.

전국적으로 노숙자들의 행패가 사회적 문제로 지적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근 가정집과 가게에도 거침없이 들이 닥쳐 음식을 요구하기 일쑤다. 방학을 맞은 대학가의 도서관이나 강의실을 찾기도 해 대학 당국이 골치를 앓기도 했다고 한다.

노숙자들의 ‘묻지마 행패’도 속출하고 있다. 지하철 구내에서 시민을 선로로 밀치고 흉기로 열차 승객을 살해하고 영화관에 방화를 서슴없이 저지르기도 했다.

노숙자나 부랑자들은 대체로 실직, 파산 등 경제난은 물론 상실감, 질병, 신체적 결함 등 여러 가지 원인에서 복합적으로 빚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노숙자, 부랑자 문제는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사회병리현상이며 우리사회가 치유해야 할 공동의 숙제다.

수원시는 이 점에서 이들을 강제 수용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노숙자 현황 파악도 못한 채 겨우 종교단체 등의 무료급식소 운영에 그치고 있는 것은 경직된 복지행정의 한 단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노숙자들이 방치되고 있는 현실에는 노숙자의 잘못도 크다. 간섭과 금주 규정이 싫어서, 혹은 신용불량 노숙자는 신원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보호센터 상담을 거부하거나 쉼터 입소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쉼터 입소를 강력히 유도하는 한편 종교계와 연계해 노숙자에 방한복과 담요 등을 지급 월동보호대핵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자리 마련이다.

자립의지야말로 빈곤의 늪에서 탈출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자신의 힘으로 노력하고, 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돌려줘야 노숙인들의 정상적인 사회 복귀를 유도할 수 있다. 수원시는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최고의 복지대책이라는 점을 실제로 보여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