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시의원들, 시장의 시녀인가

수원시의회의 파행적 행태가 집행부 수장의 거수기 역할로 전락하고 있다는 데 실망스럽다 못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 김용서 수원시장의 출판기념회 참석을 위해 시의회가 이미 결정한 연수 일정을 급하게 조정해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수원시의회는 지난해 말부터 연수일정을 논의해 다음달 2~4일 2박3일 일정으로 강원도 태백에서 의원연수를 개최키 위해 의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까지 벌여 일정을 확정하고 현지답사까지 진행했다. 그런데 시의회 운영위원회가 돌연 사회 분위기를 감안, 호화연수를 자제한다는 이유로 다음달 4~5일 1박2일로 안면도에서 연수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고 한다.

김 시장 출판기념일인 다음달 3일이 당초 연수일정에 들어있자 4~5일로 일정을 변경했다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의회사무국이 변경사실을 19일을 전후해서 의원들에게 공식회의도 아닌 개별적으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통보한 것 자체가 의회운영위원회의 파행을 초래한 일방적 독선행태가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풀뿌리 의회민주주의의 전당이라고 할 의회가 스스로 의원들의 의견이 무시된 채 문자메시지나 보내 “이렇게 됐으니 그리 알라”는 식이라면 지방의회의 선진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김 시장의 출판기념회는 개인적인 행사다. 공익적 차원의 행사나 공무상의 행사라면 몰라도 공직자인 시의원들을 집행부 수장의 개인행사에 참석키 위해 의회운영위가 일정을 멋대로 변경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이른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다.

더구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지는 각종 후보군들의 출판기념이나 치적행사는 개인홍보다. 공직선거법 유무관을 떠나 선거를 의식한 행태로 비춰지기 쉽다. 그래서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시장의 출판기념회 때문에 연수 일정 변경이 불가피했다는 얘기를 비공식적으로 듣고 어이가 없었다”는 한 시의원의 강한 불만의 목소리는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의회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됐는 지 한심하다”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일부 그런 의원이 있기에 수원시의회가 나름대로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연수 참석율을 높이고 어려운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1박2일로 축소했다”는 시의회 운영위원장의 일정변경 이유는 설득력이 없다. 한달 전에 결정된 연수일정이 시장 출판기념회 10여일을 앞두고 ‘사회 분위기’를 운운하며 변경한 자체가 변죽에 지나지 않는다.

의원들 의견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사안은 배경이 어쨌든 의회민주주의를 역행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키 어렵다. 이제 수원시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합리적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 시장 개인행사에 올인하려는 부끄러운 사고를 버리고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하는 데 소신을 갖고 역동성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