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대길(立春大吉) 하세요

독자기고 = 김영일 (수원사랑장학재단)

추운 겨울이 길고 절정에 오르면 봄이 가까이 오고 있다는 신호일 것이다. 오는 4일 오전 7시48분이면 태양이 황경 315도에 위치하면서 24절기 중 첫 절기인 ‘입춘(立春)’ 입기일이 된다. 이날부터 15일간을 입춘 절이라고 한다.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입춘이란 절기가 처음 문헌에 나타난 시기는 중국 북위 때라고 하는데 우리 조상들은 봄을 간절히 기다리며 대문이나 기둥에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고 정성들여 써 붙이는 풍습이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입춘(立春)의 ‘立’은 설 입, 즉 서다라는 뜻이지만 여기에서는 ‘곧’이라는 뜻으로 ‘곧 봄이 온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데, 입춘의 뜻을 잘못 해석하면 봄이 이미 와 있고 입춘이 지나면 계속 따뜻한 봄이어야 하는데 여전히 겨울이라며 추운 날씨를 원망할 수도 있다. 성격이 급했던 옛 선인들은 다가오는 봄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곧 다가올 봄에는 크게 좋은 일이 있을 것’ 이라는 뜻의 ‘立春大吉’을 써 붙였는데 지금이야말로 우리 조상들이 해왔던 현명한 지혜와 슬기를 배워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새해가 시작되고 봄은 오고 있지만 경제적인 봄은 아직도 긴 터널 깊숙이만 들어가는 것 같다. 정치적으로는 당리당략 아전인수 격으로 국가의 백년대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매일 세종시, 행복도시하며 싸움만하고 있다. 선량한 국민들은 봄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데 눈보라만 더 세차게 몰아치는 추운 겨울이 계속되는 것 같아 설상가상으로 가슴까지 시린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전망치를 3.6%로 잡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4%로 다소 높은 수준으로 기준치를 잡았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5.5%를 염두에 두어서인 듯 최근 국민과의 대화에서 내년의 경제성장률을 5%내외로 자신했다. 그러나 정부는 세계경제가 여전히 불경기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이며 아직도 곳곳에 지뢰가 깔려있다는 신중론에도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물론 경제가 활성화 되고 시장에 돈이 잘 돌아 국민살림이 나아지는 고성장을 우리 모두 희망하고 바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지난번 90년대 후반에 겪었던 IMF 때는 단결력과 끈기를 갖은 우리나라 국민성으로 극복 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만 잘 한다고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세계 경제가 함께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 것이 수출 업을 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걱정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정치 사회가 혼란스럽다고 한탄하고 원망만하며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비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 진다’는 말이 있듯이 추운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새봄은 다시 찾아오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경인년 새해를 맞아 국민들 모두는 세계 경제 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도 회복세로 돌아설 거라는 전망과 기대에 부풀어 있다. 우리 선조들이 입춘대길을 대문에 써 붙여 봄이 빨리 오도록 재촉했던 것처럼 봄을 또 희망을 더 이상 기다리지만 말고 더 빠르게 다가올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함께 경주해야 할 것이다.

입춘을 맞이하면서 옛날 한옥들이 사라진 요즘 주택구조의 변화로 ‘입춘대길’을 붙일 장소가 적당하지는 않지만 마음속에 소중하게 담아서, 여·야 정치인은 물론 국민 모두가 입춘  절 인사 만이라도 국가의 앞날을 위해서 ‘입춘대길 하세요’라고 덕담을 나누며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