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응해 ‘나들가게’(스마트샵)의 운영안을 발표한 가운데 수원지역의 동네 슈퍼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중기청이 발표한 나들가게란 ‘내 집같이 드나들고 나들이하는 마음으로 가고 싶은 가게’라는 뜻으로, 지원 대상은 매장면적 300㎡(약 90평) 이하인 슈퍼마켓·편의점 등을 6개월 이상 운영한 자영업자다. 또 나들가게로 선정되면 업체별로 최대 1억원의 시설자금을 연리 4%로 빌릴 수 있고 간판교체비 등 시설비용(1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청이 야심차게 내놓은 이 방안에 일부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대부분 지역 상인들의 표정은 차갑기만 하다. 실효성 자체에 의문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
자율조정을 무시하고 사업을 무리하게 감행하고 있는 SSM(수원 롯데슈퍼 우만점) 맞은편에서 조그맣게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남춘미(47·여)씨.
한때 남씨가 운영하고 있는 슈퍼마켓은 하루내 사람들이 북적거릴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으나 최근 롯데슈퍼 우만점 입점 소식 이후로 손님이 평소의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다.
남씨는 아직 SSM이 정식 오픈 하지는 않았지만 벌써부터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씨의 가게뿐만이 아닌 주변 상가들의 피해도 마찬가지였다.
그에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나들가게’ 정책에 대해 물었더니, 버럭 화부터 냈다.
남씨는 “생계가 걸린 SSM 문제를 정부는 마냥 융자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어차피 융자 받아도 다 빚인데 갚을 능력도 없고 그냥 안 받고 만다”며 “정부는 차라리 이달 25일경 들어오는 롯데슈퍼 우만점을 한 달이라도 막을 수 있도록 하는 방책을 강구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SSM 입점소식에 벌써부터 우만동 인근 부동산에서 빨리 가게를 처분하라고 요구하기도 하는데 어디 이게 가당키나 한 소리인지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매실지역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수원시 권선구 금호동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김정중(46)씨. 또 김씨는 금호동 마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홈플러스 호매실점 입점에 가장 피해를 입게 될 사람 중 한 명이다.
김씨는 SSM(홈플러스 호매실점) 입점에 대해 “예전부터 아무리 지하에 100평을 가지고 있어도 지상 10평을 가지고 있는 상가를 못이긴다고, 지금 SSM과 골목상인이 그런 상황”이라며 “돈으로 밀어붙이는 대기업에 영세 상인들이 게임이 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나들가게에 대해 “영세 상인들 중 대부분은 2년 계약으로 세들어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오늘 내일 SSM 입점으로 망할지도 모르는 가게가 어떻게 1억원이라는 큰 빚을 질 수 있겠냐”며 “처음에 SSM 입점을 강력하게 저지해주겠다던 중소기업청의 손바닥 뒤집듯 하루만에 바뀌어버린 정책이 무슨 실효성이 있겠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은 답이 없다고 일축했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사실상 법사위가 WTO와 FTA 조항을 위배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조항을 삭제하고 가결했기 때문에 법률로는 SSM을 제한할 수 없다”며 “법적 제재 대신에 마련한 중소상인 지원책조차 싫다고 하니 답이 없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청이 다른 어떤 정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SSM과 골목상인 양측이 양보없이 서로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자율조정기간 동안 서로 합의를 보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