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수원지역 백화점과 할인점의 거래가 제법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한다. 일시적 현상일 지, 아직 속단하기 어렵지만 일단은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가 주 원인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이 설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지갑을 열며 경기 활기가 겉보기에도 역력하다는 보도는 오랜만에 흐뭇함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몇 해 전부터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한 설 대목 선물 주고받기 장려가 이어지면서 도움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제단체장들이 회원사들에 편지를 써서 작은 선물 주고받기로 설 경기를 부추기게 한 것은 설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켜왔다.
설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이다. 설빔을 곱게 차려 입고 가족들이 옹기종기 한자리에 모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오랜 전통은 외국인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또 어려운 이웃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작은 선물이라도 주고받는 것은 우리 민족의 고유 민속문화로 자긍심을 갖게 했다.
그래서 명절을 앞둔 경기가 눈에 띄게 활발한 현상은 장기간 침체의 늪 속에서 명절 기쁨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는 살아 있는 생물과 같다. 투정을 잘 부리거나 흥이 나면 절로 신바람을 내기도 한다. 아무리 작은 선물이라도 일단 구매충동을 받아 매장에 나가는 것 자체가 경기 자극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수원지역에 경기회복으로 설 선물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데다 지난해와는 달리 설이 2월 중순으로 늦춰지면서 선물을 준비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진 것도 원인이다. 여기에 경제단체가 구매충동을 받을 어떤 모멘트를 던질지 기대된다.
백화점 당사자들도 2만~3만원 짜리 선물을 고르러 왔다가 이어 자신과 가족의 용품을 사는 고객들을 흔히 본다고 한다. 충동구매는 아니더라도 선물 주고받기가 하나의 계기를 주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특히 올해 기업체들의 대량 선물세트 구매가 많아지고 있는데 다음주 8일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백화점 관계자의 말이고 보면 기업들의 선물 주고받기가 구매충동에 기여하고 있음을 뒷바침하고 있다. 여기에 법인고객의 소비가 20~30% 증가함에 따라 백화점과 할인마트들의 치열한 판매경쟁이 예고된다.
선물세트 매상에 신장을 보인 품목은 지난달 28일부터 설 상품전에 나선 이마트 수원점과 서수원점에서 두드러진게 나타났다. 한우 선물세트가 전년대비 30%, 멸치, 김, 굴비세트도 20~35%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정도로 과연 숨죽은 경기불황이 완전 회복 경지로 돌아설지는 예측불허다.
지난해보다 20~30% 늘어난 정도의 선물세트로 우리 경제가 움직이기에는 규모가 너무 커졌다. 우리 경제는 성장 주력인 수출과 중공업, 반도체산업 등이 큰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선물세트와는 거의 무관하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불씨는 바람 없이는 꺼지기 쉽다. 선물 주고받기로 댕겨진 불씨를 키울 다른 정책이 필요하다. 경기회복의 기대감을 경제정책이 맡아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