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 매물 실명제에 거는 기대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부동산실명법)은 말 그대로 실제 주인인 실권리자 명으로 부동산등기를 하게 해 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와 탈세, 탈법 행위를 근절하자는 법이다. 이 같은 반 사회적 행위를 막고 부동산거래를 정상화하는 한편 부동산 가격안정도 도모해 나라 경제를 발전시키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1995년 도입 이후 시행 15년 째인 이 법의 행정집행을 담당하는 일선 시·군·구에서부터 문제점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경기도가 올해를 부동산 거래시장 선진화의 원년으로 정하고 사기 및 불법으로 인한 피해를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부동산 매물 광고 실명제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같은 맥락이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지역에서 부동산 거래 피해사례가 속출하자 경기도가 인터넷 부동산 거래 사이트에 매물 광고를 게재할  때 반드시 중개업자의 등록번호와 실명을 쓰도록 하는 대대적 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무등록 중개업자가 발붙일 수 없도록 중개업소 대표자의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도는 부동산중개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매물 광고실명제, 대표 공인중개사 사진 공개, 실거래가 정착 추진 등의 특별대책을 마련하고 오는 11월까지 시스템을 구축해 곧 시행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공인중개사들이 무기명으로 인터넷이나 지면에 부동산 허위매물 광고를 게재해 피해자가 늘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실제로 부동산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아파트 등 부동산 매물의 절반 이상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데도 고객의 전화를 유도하기 위해 올려놓은 ‘미끼성’ 매물이거나 이미 팔려버린 뒤여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선 기초단체의 부동산관련 공무원들이 얼마만큼 철저한 관리 의지를 갖느냐다. 지난해 10월 감사원의 ‘부동산실명법 위반자 처리 감사결과’를 보면 법 집행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일선 기초단체의 부동산 관련 공무원들은 명의신탁자와 유착해 법위반 사실을 임의로 무혐의 처리하거나 부동산실명법 위반 사실을 장기간 방치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게 만든 경우가 많다. 이래서 발생한 미부과 과징금이 전국적으로 244억원에 달했다. 서울을 비롯 제주도 농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동안 일선 지자체의 부동산실명제 위반 사례가 전국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얘기다. 더구나 이들은 대부분 세무당국에서 법위반사실을 통보받아 놓고도 눈감아 줬다니 할 말을 잊는다.

이번에 추진하는 부동산 매물 광고 실명제가 시행되면 무엇보다 일선 지자체는 허위로 의심되는 매물의 진위 여부를 철저히 파악해 허위 매물이거 광고 게재기준을 위반한 공인중개사에 대해서는 과태료와 업무정지 등 강력한 단속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인중개사협회의 협조가 있을 때 보다 성과를 거둘 것이다. 이제 진성 매물 광고로 공정한 가격정보유통과 수요자 의사결정에 도움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