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설 연휴가 끝나고 평상으로 돌아와 자기 본분에 충실해야 할 첫날이 그리 개운치 않다. 경건한 마음으로 조상께 차례를 올리고 집안 어른께 세배를 드리며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친척과 친지들과 그동안 못다한 정을 나눴어도 마음 한 구석 무거움을 떨치지 못했다.
설날 아침 화두는 역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서민들에겐 경기가 도대체 언제 나아지기는 하는 것인지, 그저 답답함의 미로였기에 그렇다.
정치의 목적은 주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골고루 잘 먹고 잘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 정치인들은 이번 명절민심에 부합해야 한다. 정치인들의 이번 귀향활동은 경제한파가 여전한 가운데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6·2 지방선거를 앞둔 설 민심은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후보들에게는 지역구 민심을 살필 좋은 기회였다고 본다. 민심을 얻고 민심에 부합하는 행동을 할 때 정치인은 나름대로 입지와 영향력을 키워갈 수 있기에 이번 설 민심 파악은 어느 때보다 중요했을 것이다.
본보가 취재한 설날 민심현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정치는 못믿겠다”는 불신이 도를 넘을 정도였다. 이번 설 연휴 동안 ‘민심탐방’을 마친 정치인들이 전하는 민심은 ‘정쟁보다 민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에 대한 염증과 함께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큰 걱정거리라는 서민들의 육성을 듣고 온 것이다. 한마디로 정치 싸움은 그만하고 경제 살리기에 몰두해야 한다는 게 여론의 현주소다.
실업률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세종시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빈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그래서 이를 해소할 대안제시와 밑바닥 민심을 바탕으로 경제살리기에 몰두하는 정치권이야 말로 주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지방선거전략임을 알아야 한다.
지금 경기도의 수부도시 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현재의 지방행정체제 속에서 치러지는 사실상 마지막 선거다. 따라서 현 체제의 마지막 지방선거를 위해 출마예상자들의 물밑 움직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대의 관심은 수원시장 선거다. 3선에 도전하는 현 시장의 측근인 수원시의 구청장 2명이 사표를 제출하고 수원시장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주군’으로 모시던 시장과 한나라당 공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수원시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남경필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최근 “지난 지방선거에서 호남을 제외하고 대체로 압승을 거두다 보니 지방권력이 부패했는데 이에 따라 변화를 원하는 기류가 있다”며 “중도실용적이며 디지털시대에 맞는 사람을 영입할 것”이라는 발언은 현직 후보군들에게 민감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경고컨대 1차 관문인 공천경쟁에서 ‘이기고 보자’는 식의 승부욕에 집착한 나머지 타락한 선거 구태가 고개를 들어서는 곤란하다. 일차적으로 현장으로 나가 지역 주민의 생활상이 어떤지부터 살펴야 순리다. 그래서 공천은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는 적임자를 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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