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내 일부 초등학생들이 새학기를 앞두고 학부모가 선물한 고가선물을 받고 으시댄다. 부유층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 행태가 배움의 터에서 빈부격차를 드러내고 있는 단면이다. 가정이 어려워 선물은 커녕 학용품 조차도 제대로 구비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모든 것에 자신감을 잃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흔히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갔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부모의 ‘경제력’, 학생의 ‘실력’, 엄마의 ‘정보력’이 모아져야 영재가 나온다는 농담이 현실감 있게 들리는 사회다. 더구나 새학기를 준비하는 학교마다 겨우내 묵은 것들을 다 덜어내고 새것으로 채워진다. 학생들은 새 책, 새 친구들, 새 교실을 만난다. 그런데 첫 만남부터 삐걱거리기 일쑤였다.
한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낼 학부모는 “예비소집일에 나가보니 교사가 주택과 아파트를 구분해 따로 줄을 세우고 취학통지서를 나눠줬다”고 말한다. 대다수 초등학교에서 새학기 풍속도로 비춰지고 있는 현상이다.
수원시내 모 문구매장 앞에 펼쳐진 할인코너에서 누나와 함께 할인 노트를 고르던 김모(17)군은 MP3나 전자기기를 자랑하는 친구들이 부럽다면서도 누나의 눈치만 살핀 채 아예 체념했다. 값싼 노트라도 살 수 있는 김군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소년소녀가장세대의 이모(16)군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와 88세 할머니, 중2 여동생,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누나와 함께 500만원 전세에 살고 있다. 한 달 총 수입은 100만원으로 정부보조금과 어린이재단에서 지원하는 후원금이 전부다. 고교생이 되는 이군에겐 교육비가 생활비의 절반을 차지해 걱정이다.
그러나 부유층 학부모들의 자녀 고가선물로 받는 교재는 초등생 뿐만이 아니다.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다기능 전자수첩은 물론이고 어학기, 유명 브랜드 교복과 신발, 학용품들도 값비싼 것들로 마련되고 있다. 부유층 학부모들의 지나친 고가교재는 함께 공부하는 빈곤층 자녀에게 심각한 의욕 상실을 가져 오는 교육현장의 괴리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아동복지전문기관 어린이재단에서 지원하는 빈곤아동 5만8464명의 근황조사에서 월 소득 50만원의 미만으로 생활하는 아동수가 1만9311명으로 33%를 차지했고, 월 소득이 아예 없는 경우도 555명이나 된다.
하지만 새 학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대략 교복 25만원, 참고서 및 학용품 15만원, 가방 및 신발 구입 10만원으로 약 50만원이다. 여기에 등록금, 체육복, 보충수업비 등을 합치면 빈곤층 가정이 짊어져야할 경제적 부담은 너무 큰 것이다.
그래서 교육환경의 개선은 먼저 부유층 학부모들의 자녀 과잉보호에 대한 발상전환과 함께 공동체 의식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새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와 오래된 주택 사이에 빈부격차가 표면화되고 갈등을 부추기는 사례도 부유층 학부모의 선동과 학교 내에서 더욱 민감하게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오죽하면 아파트 주민들은 학교 측에 임대나 단독에 사는 아이와 반 편성을 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할 정도로 갈등이 심각한 것도 빈부격차로 빚어지는 요지경이다.
교육은 평등하다. 학부모들의 공동체 의식이 더불어 사는 사회임을 깨달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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