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녹색성장을 화두로 대대적인 자전거 타기 활성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20년까지 전국에 3000㎞의 자전거도로를 만들기로 한데 이어 자전거 생산을 5년 안에 세계 3위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나서고 정부와 지자체, 민간기업까지 자전거 붐 조성에 나섰다. 가히 자전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어 흥미롭다.
그러나 지자체들이 마련한 자전거 보관소의 관리가 허술해 도난과 파손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자전거 타기 활성화만 내세웠지 이에 따른 부수적 대책마련이 미흡한 것이다. 공공기관이 마련했다는 자전거 보관소의 관리 부실이 그것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교통난 해소를 위해 자전거 타기를 활성화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마련한 몇십, 몇백만원하는 자전거를 도난과 파손이 염려돼 보관소에 맡기기를 꺼려하는 추세로 간다면 자전거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수원시의 경우 500여대의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팔달구 화서역 자전거 보관소와 인근 환승 주차장 자전거 보관소에는 도난과 파손 흔적이 쉽게 나타나고 있다.
본보 기자가 현장 취재 결과 자물쇠에 묶인 채 바퀴만 덩그러니 남아 있고, 부품이 없어진 채 몸통만 보관소 난간에 볼썽사납게 붙어 있었다고 한다. 한 쪽에는 이미 누군가가 자전거를 훔쳐갔는지 파손된 자물쇠만 나뒹굴기도 했다.
수원역과 성균관대역 인근의 자전거 보관소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파손된 자전거가 녹슨 채 묶여 있는 모습이 한두개가 아니다. 이처럼 도난과 파손에 안전이 없다면 자전거 예찬론은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수원시는 야간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조명등을 설치하고 경찰에 야간 순찰 강화 협조를 구하는 등의 대책을 펴고 있지만 지속적인 도난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하지만 진정 자전거 타기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라면 도난 방지에 보다 효율적인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수원역에서 가까운 병점역에는 자전거 보관소 곳곳에 CCTV가 설치돼 도난 방지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수원시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CCTV 설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전거 보관소에서 잇단 도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자전거 도난 방지에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CCTV 설치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니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수원시는 보관, 수리정비, 도난문제 등에 대한 공적 관리체계를 확립하지 않고서는 자전거 이용은 여전히 불안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자전거 활성화 붐을 이루면서 인프라 구축도 없이 서두른 시행착오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자전거 보관소의 공적 관리체계가 확립되지 않고서는 전시행정에 그칠 것이 뻔하다. 자전거는 레저수단이기 전에 도시 교통체계의 말단을 구성하는 근거리 교통수단이다. 그래서 부족한 전용도로를 확보하고 보관이 안전할 때 자전거 타기 활성화가 생활의 상용화로 실효를 거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