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결제' 안되는 '카드택시'

일부 기사들 "단말기 고장·작동법 모른다"… 수수료 회피 속셈

수원시가 다음달까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모든 택시에 교통·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 택시 기사들의 카드 결제 거부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수원시는 관내에서 등록된 택시 4760대 가운데 카드 단말기가 설치되지 않은 1014대에 대해 이달부터 총 3억4476만원(시·사업자 각각 50% 부담)의 사업비를 투입, 100% 단말기 설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본보 2월 23일자>

하지만 일부 택시기사들이 ‘단말기 고장’, ‘단말기 작동법을 모른다’ 등의 이유로 카드 결제를 거부, 현금만을 요구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팔달구 인계동에 소재한 회사에 다니고 있는 김희영(가명·27)씨. 김씨는 급하게 회사를 나서 현금을 인출할 겨를이 없었다. 지갑에는 신용카드 한 장만 들어있을 뿐이었다.

신용카드를 들고 고민 하던 중 김씨는 카드결제 가능이라는 문구가 적힌 한 택시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덥썩 택시를 잡아탔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해서 요금을 내기 위해 신용카드를 내밀었을 때 문제가 일어났다. 택시기사가 카드 말고 현금 없냐면서 다짜고짜 짜증을 내는 것.

김씨는 “카드결제 가능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당연히 카드 결제가 가능하려니 생각했는데 택시기사가 현금을 요구해 어이가 없었다”며 “실랑이 끝에 카드로 결제를 했지만 택시기사에게 앞으로 카드 결제할 때는 자리에 앉기 전 미리 얘기하라는 설교까지 들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관련해 수원시내 한 택시노조의 관계자는 “일부 택시 기사의 경우 기본요금을 카드로 결제하거나 차량 통행이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서 카드로 결제할 때 시간이 많이 걸려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인상을 쓰며 카드를 거부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 중 기본요금을 카드 결제할 때 택시기사들이 인상부터 쓰는 이유는 카드 수수료 탓으로 풀이된다.

수원시내 택시들의 카드 수수료는 2.5%로 법인택시의 카드수수료는 대부분 회사가 부담하지만 개인택시사업자는 수수료를 본인이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수원시내에서 운행되는 택시는 총 4760대로 법인택시 1621대, 개인택시(3부제 운행)는 두 배가량인 3139대가 영업을 하고 있다.   

한 개인택시기사는 “최근에는 손님이 뚝 끊겨 하루 종일 시내를 돌며 버는 돈이 4만~5만원 정도인데 가스 넣고, 수수료를 떼면 별로 남는 것도 없다”며 “가급적이면 카드도 받고 싶지만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기 때문에 손님이 현금으로 계산했으면 하는 속마음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자체의 서비스 교육 부족도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한 택시기사는 서울에서만 카드 결제가 의무화됐을 뿐 수원시내에서는 택시기사가 당당히 현금을 요구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카드로 택시를 이용하는 건수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카드를 거부하는 일이 초기보다 많이 개선됐지만 가끔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기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친절교육 및 카드 서비스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