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3·1동지회를 본받자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날인 3·1절 행사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엊그제 전국적으로 치러진 3·1절 기념행사가 남긴 여운이 그렇다.

먼저 국경일의 의미를 정부 스스로가 축소하거나 왜곡된 편향으로 가고 있다는데 심각성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유관순 열사를 교과서에서 빼려다 다시 싣기로 했다는 보도다. 오는 3월 새 학기부터 사용되는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에 실린 유 열사 소개글을 빼고 한글을 국가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한국학자인 주시경 선생 전기를 넣기로 한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와 모교인 이화여고를 비롯한 각계의 비난과 반발이 거세지자 꼬리를 내렸다고 하니 정부가 어떻게 이런 지각없는 일을 저질렀는지 졸속 발상이 한심하다.

주시경 선생의 전기를 실어 한글을 국가브랜드로 키우겠다는데야 누구도 마다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굳이 3·1운동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인물을 배제한 채 어떻게 어린이들을 가르치려 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교과부는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교육하는데도 부족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등학교생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3·1절을 ‘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날’로 제대로 알고 있는 학생은 59%에 그쳤다. 초중고교생의 40% 이상은 3월 1일이 왜 공휴일이며 그날 자신들은 왜 학교에 가지 않는지 모르는 채 그냥 쉰다는 얘기고 보면 국경일에 대한 교육이 얼마나 허술해 왔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3·1운동은 참가인원 200만이 넘고 사망자만 7500여명이 발생한 거족적 반외세 운동으로 상해 임시정부 탄생과 해외 무장독립운동을 촉발시킨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정신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3·1 애국정신을 기리고 자손만대에 계승하기 위한 사업과 행사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는 이유다.

3·1절 기념 마라톤대회, 3·1 만세운동을 재연하는 연극제와 봉화제, 각 지역마다 3·1독립기념탑을 세우고 3·1절이면 모든 주민이 한데 모여 그날을 되새기며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자주독립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제치하에서 소년시절 억압당해왔던 세대들이 주축이 돼 3·1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수원3·1동지회의 활동은 남다르다. 당시 수원은 서울·평양과 함께 치르기로 했던 집회가 거사과정에 정보전달이 잘못돼 팔달산에서 밤새 야간시위를 벌였던 곳이다.

이날 기념식에서 30여명의 동지회원들은 선배들이 보여준 조국애를 본받아 행동강령으로 삼자며 힘차게 외친 만세삼창의 함성은 3·1정신을 새삼 되새기게 했다.

수원3·1동지회는 올해로 42회째 기념식을 갖는 수원인들의 모임이다. 3·1독립기념탑을 세웠고, 3·1만세 운동 재현행사를 주기적으로 벌여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조명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노익장을 과시한 활동이 신선하다.

3·1절은 우리 민족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함양하고 기리는 날임에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자주독립을 위해 피 흘린 선열들을 잊고 애국을 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