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셋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전세대란 조짐은 지극히 우려할 만한 일이다. 전셋값 상승은 집 없는 서민들이 피해자라는 점에서 집값 상승보다 더 심각하다.
최근 수원지역에서는 전세매물이 품귀 현상으로 인해 저렴한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저렴한 구매값이라고 해도 전셋값보다 배 가까운 웃돈일 수밖에 없어 서민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전셋값이 급등하고 품귀 현상을 빚는 원인은 올 들어 신규주택 공급이 줄어든 데다 재개발·재건축 등 이주 수요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원지역에서는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 보니 전세가격 대비 매매가격이 저렴한 소형 아파트 위주로 세입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단지로는 지난 1988년에 입주한 영통구 매탄동 삼성1차(930가구) 아파트의 경우 63㎡의 전세가격은 6500만~7000만원 선이다. 매매가격은 1억500만~1억3000만원이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57% 정도 수준이다. 93㎡는 전세 1억~1억1000만원, 매매가는 1억7500만~2억2000만원이다. 하지만 전세 물건이 없자 매매를 희망하는 수요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전세가격이나 매매가격 모두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매탄동 삼성1차 외에 정자동도 아파트 전세매물이 부족해 매매수요가 이동하는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자동 동신2차 아파트는 1988년 입주한 아파트로 총 1992가구다. 최근 동신2차 아파트도 전세와 매매가격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주택형 56㎡의 매매가격은 2월말보다 250만원 올라 9800만~1억1000만원으로 나타났고 전세가격은 400만원 올라 6000만~6500만이다.
단돈 몇 푼이 아쉬운 세입자에게 갑자기 몇천만원씩 부담을 가져야 하니 기가 막힐 일이다. 이사철을 앞두고 매월 몇백만원씩 오를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르지만 매물 부족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공급 측면에서 전세난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수원지역만 해도 지난해보다 올해 입주물량이 줄어든 데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임대차 계약 때 전·월세 인상률을 이전 가격의 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전·월세 인상 5% 상한제’, 가구당 연간 600만원 한도에서 전세금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전세 소득공제’ 등 안정대책 등이 강구돼 왔지만 전세난 해소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세 매물을 찾지 못해 매매로 몰리고 있다고 하지만 전세를 선호하는 서민들에게는 매매가격은 빚을 안고 사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더구나 전세매물 품귀 현상이 봄철 이사철과 맞물리면 ‘전세대란’이 빚어질 우려도 있다. 선제적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다. 당국은 원룸과 다세대 등 도심형 생활주택의 조기 공급과 재개발 이주시기 조정 등 보다 적극적인 전셋값 안정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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