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황으로 가정파탄 급증, 대책 아쉽다

경제침체가 지속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정이 늘고 있다. 불황이 가정을 파괴하고 폭력으로 치닫게하는 원인되고 있는 것이다. 부모 등의 가출, 이혼 등으로 결혼가정의 청소년들이 늘어 나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부부, 부녀, 부자간의 가정폭력도 속출하고 있다.

더구나 늘어나고 있는 자살의 원인이 경기불황에 따른 실직과 생활고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똬리를 틀고 있다. 심각한 사회병리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수원의 한 가정주부는 남편이 집에 들어오기가 겁난다. 남편이 운영하는 술집이 장사가 안돼 문을 닫으면서 술과 인터넷에 빠지는 경우다. 찌든 가계에 생활비와 애들 학원비를 남편에게 하소연했다가는 욕설과 폭력에 시달리기 일쑤다.

한 가정주부도 새해 첫날 아침부터 대출금 문제로 크게 다투다 남편이 휘두른 폭력에 얼굴이 찢어져 남편을 경찰에 고소하기 이르렀다고 한다. 경제난에 시달리다 결국 가정 불화로 이어진 비극의 단면이다.

자살의 원인도 복합적이긴 하지만 자살 건수가 해마다 급증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 전반에 팽배한 불신과 증오, 개인주의 확산이 요인이지만 생활고에 의한 가정 해체 등 인명 경시 풍조 등도 간과할 수 없다.

청소년들이 빚이 많은 부모의 동반자살로 희생양이 되는가 하면 학대, 폭행에 못이겨 밖으로 내몰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가족들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시기에 보호는 커녕 학대와 폭언에 시달린다면 가정이란 울타리는 무너지게 마련이다. 불황이 낳은 산물이다.

가정폭력 상담소 수원여성의전화에는 올해 상담한 가정폭력 사례 중 약 70~80% 가량이 경제적인 문제가 발단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실패와 채무관계로 인한 불화부터 가장이 실직하면서 부양을 포기,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고통을 호소하는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배우자의 외도나 의처증에 의한 상습적인 가정폭력이 주를 이뤘으나 이젠 경기불황으로 인한 생활고가 가정폭력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심각성을 더 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이런 사태가 부부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얼마 전 수원 장안구에서는 자신의 경제적 무능에 대한 잔소리를 못 이긴 40대 아들이 60대 어머니를 구타하기도 했다.

어린 자녀들은 가정의 폭력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해 지울수 없는 정신적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들 가정은 당한 사람이 가족이라는 특성상 쉽게 신고하지 못해 피해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이제 가정불화가 경제침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 차원의 경제 살리기가  근본적인 대책이다. 새삼스러운 제안은 아니지만 일자리 창출로 구직난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가정폭력과 자살, 결손가정 청소년들의 탈선을 예방하기 위한 건전한 교육과 보호에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