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골프장 민자유치로 빚갚겠다는 수원시

수원시의 재정 악화 상태가 기초단체 가운데 높은 위험 단계에 이르렀다. 그 자구책으로 각종 사업에 필요한 재원 확보에 민간자본 유치로 돌파구를 찾을 모양이다. 부채가 2700억원에 이르는 데다 세수마저 감소하는 추세여서 민자사업에 일정부분 사업성을 보전해 주고 시가 추진하는 기반시설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본란을 통해 ‘수원공원녹지기본계획(안)’에 자연 훼손이 우려되는 골프장 건설을 민자유치 사업으로 벌이겠다는 시의 발상에 부당성을 지적한 바 있다.

민자사업은 사회적·환경적·경제적 측면에서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들 변수를 간과한 채 평가하면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수원시의 민자유치 사업 추진이 시의 재정 부담을 감소시키겠다는 취지에는 반대할 사람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지, 면밀한 타당성 분석이 요구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지자체들이 장밋빛 청사진만 내놓고 실현성을 담보하지 못해 민자유치 사업이 실패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공원녹지 조성의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자본을 유치해 2020년 목표 ‘수원공원녹지기본계획(안)’을 수립하면서 근린공원 20곳과 소공원 6곳 등 총 26곳 180만㎡에 이르는 공원조성 추가 계획을 세웠다. 산업화의 물결 속에 삭막하게 콘크리트 도심으로 변한 삶의 터전을 푸르게 가꾸겠다는 데야 쌍수 모아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환경적 측면에서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공원조성이 되레 자연을 훼손하는 우를 자초해서는 시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관련법 개정으로 민간제안에 의한 공원조성이 가능해지자 수원시는 공원녹지 조성비 예산 중 83%(3조9336억원)를 민자유치를 통해 조달하겠다는 것인데 자연림을 훼손해서 골프장을 건설할 경우 시민의 반대여론과 재정부담을 어떻게 덜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재정이 한번 악화되기 시작하면 도시기반시설 투자에 민자 유치 유혹을 떨칠 수 없게 된다. 그렇지만 그 효율성과 수요예측은 물론 시민의 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않고 민자유치 제일주의로 흘러가서는 곤란하다.

지방정부의 재정 악화는 결국 주민에게 고스란히 빚으로 전가된다. 다수의 지자체들은 재정 상황이 악화돼 부채로 허덕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출은 계속 느는데 수입은 줄어들고 있으니 견딜 재간이 없는 셈이다. 수원시의 경우 민선 3·4기 때 재정자립도가 취약함에도 아랑곳없이 축제행사를 남발하지 않았는지, 멀쩡한 보도와 도로를 갈아엎지는 않았는지, 각종 개발 사업을 무분별하게 실시해 지방채 발행을 남발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자성해야 한다.

이제 수원시는 재원 마련을 위해 보다 효율적이고 시민이 공감하는 사업에 눈을 돌려야 한다. 세계적 추세인 저탄소 녹색성장의 취지는 기존 자연림을 훼손하며 골프장 건설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광교산 자락의 지지대공원 내 골프장 건설 구상을 접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