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반장은 풀뿌리 신경조직이다

통·반장들은 주민과 관공서의 교량 역할을 하는 지역 봉사자다. 그들이야말로 주민과 함께 호흡하며 민원을 관공서에, 관공서의 공지사항을 주민에게 전달하는 일꾼들이다.

그런데 정작 주민로부터 호응을 얻어야 할 그들이 오히려 홀대를 받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리 삭막하고 개인주의적 사회구조라 하더라도 시민의식이 제고돼야 한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수원시 장안구에서 통장을 맡고 있는 A씨는 요즘 통장 일을 계속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다. 업무 차 각 가정을 방문하면 잡상인 취급을 받으며 문전박대 당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적십자회비 모금 문제로 애를 먹은 데 이어 최근 실시하고 있는 주민등록 일제정리 업무로 각 가정을 또 다시 방문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비위맞추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인기척을 분명히 듣고 초인종을 눌렀지만 “누구냐”는 응대조차 없어 발길을 되돌리기 일쑤다.

영통구의 한 통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민등록상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하러 관내 200여 세대의 가정을 방문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 특성상 주민 만나기가 어렵자 주말이나 밤늦은 시간에 방문하기도 하지만 “왜 이 시간에 오느냐”며 따지고 짜증내는 주민이 대부분이다.

간혹 차 한 잔 나누며 수고 한다는 주민도 있지만 잡상인 대하듯 인터폰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아예 응답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무원, 가스점검원 등을 사칭한 가정집 침입 범죄행위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방범의식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통·반 운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통·반장들의 얼굴 익히기 등 모임을 통한 관내 주민과의 접촉도 개선 방안이다.

통·반장들은 지방자치제 실시와 함께 그 역할이 더욱 중요졌다. 지자체가 굳건히 자리 잡히기 위해서는 튼튼한 풀뿌리 조직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업무 수행과정에서 이처럼 주민 접촉이 어렵다는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는 통·반장의 역할은 유명무실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읍·면·동의 구조조정과 주민자치센터 전환 등은 이들의 업무를 늘렸다. 지역의 대표이며 행정 최 일선에서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업무를 사실상 위임받아 지역발전과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2004년에는 이·통장 연합회가 새롭게 출발했다. 단합대회와 문화행사 등을 통해 친목과 화합을 다졌다.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묵묵히 주민과 관공서를 오가며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들의 사기와 의욕을 북돋아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처우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공동체사회를 유도해 나가는 이들의 역할에 비하면 20여만원의 기본급은 너무 보잘 것 없다. 통·반장 복지향상이 곧 주민을 돕는 일임을 유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