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구제역 확산으로 초비상이다. 그에 따른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소·돼지에 발생하는 법정 전염병인 구제역이 인천 강화, 경기 김포에 이어 충북 충주에서도 의심 증상을 보였던 돼지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미 가축농가의 시름 속에 살처분된 가축이 4만 마리가 넘고 있다고 하니 피해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그러나 강화발 구제역에서부터 5.3㎞의 김포 구제역에 이어 136㎞ 떨어진 충북 충주로 확산되기까지 감염경로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한심한 방역체계에 가축농가는 물론 전 국민이 애를 태우고 있다.
사상 최초로 발령된 ‘경계단계’도 모자라 ‘심각단계’다. 구제역은 국가지정 1종 가축 전염병이라는 점에서도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는 방역대응체계가 안타깝다. 한마디로 구멍이 뚫렸다는 얘기다.
이 전염병이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지만 정부는 물론 지자체별로 운영되고 있는 방역대책본부의 장비 실태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강화와 김포에서 발생 당시 방역 활동과 장비에서 나타났듯이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거나 기능이 떨어진 고물들이다.
허술한 방역체계와 장비가 구제역을 불러들였고 확산을 막는데 손도 못쓰고 셈이다. 구제역 예방과 확산 차단을 위해 축산농가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번 강화군 구제역도 농장주인이 구제역 발생국인 중국여행을 다녀와 축사를 드나들면서 발생했다는 추정도 배제할 수 없다. 농가들의 철저한 예방 수칙이 확산을 차단하는 근원적 조치다.
구제역 확산으로 소와 돼지고기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유통·외식업계까지 커다란 피해를 보고 있다. 축산물 수출도 예외는 아니어서 구제역 발생국의 축산물은 교역이 전면 중단된다는 점에서 축산업계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요란한 동요도 사회적으로 문제를 낳기에 난감하다. 축산물 소비심리가 위축돼 해당 유통 및 요식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 뻔하다.
이 같은 직접적인 피해에 외국 관광객 감소와 청정 한국 이미지 실추를 비롯한 간접 피해까지 더한다면 구제역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얼마가 될 지 추정하기조차 어렵다. 구제역은 가뜩이나 내수 부진으로 활력을 잃고 있는 경기에 악재가 되고 있다. 수원 지역을 비롯한 도내 대형마트 등에서는 4월 현재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판매가 전년대비 많게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한 대형마트도 돼지고기 판매량이 매출액 기준으로 40%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쇠고기 판매량도 20%가 감소했다. 또 다른 마트도 쇠고기 매출액이 구제역 발생 전인 3월까지 18% 이상 증가했지만 발생 시점인 4월 현재까지 쇠고기 매출이 오히려 3%가 줄었다. 이 같은 축산물 급감 추세는 어느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가 더욱 문제다. 방역당국은 총력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 구제역처럼 순식간에 번지는 가축 전염병은 방역망에 작은 틈이라도 생길 경우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전국적인 확산만은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허술한 방역체계를 재정비해 구제역이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 구제역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다. 정부는 대국민 홍보를 통해 유통 피해를 줄이고 소비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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