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5주도 채 남지 않았다. 각 당은 이미 경선과 공천심사위원회를 통해 후보를 낸 가운데 늦어도 이번 주를 전후해서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본선 경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공천 후유증이 심각할 정도다. 그렇다 보니 공천 과정에서 후보군들과 정당들은 바빠도 정작 주인인 유권자들의 관심은 멀다.
지난 2월 초 시·도지사, 교육감 선거 예비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사실상 선거전이 돌입했지만 2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유권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의 중요성과 지방자치 발전을 기대해 볼 때 실망스러운 일이다.
이같이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없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첫째가 여야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자조적인 기권의식이 원인일 것이다.
특히 최근 해군 장병 수십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침몰 사건을 비롯해 곳곳에서 터지는 대형 사건·사고들이 지방선거로부터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여기에 뽑아 준 자치단체장들의 비리가 터지면서 탐관오리에 대한 증오심도 선거 무관심을 더하게 하는 이유다. 최근 감사원이 지역 토착비리 사례로 발표한 시장·군수들의 행각은 혀를 차게 한다.
예산집행권과 인사권, 각종 사업과 허가·승인권 등 지자체장의 권한을 이용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재물을 모았다고 하니 그들을 뽑아 준 유권자는 물론이고 지방선거를 보는 국민의 시각은 무관심일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의 빚이 25조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지자체의 지방채 잔액이 25조5331억원이나 된다는 게 행안부의 지방채무 현황이다. 2003년 16조원이던 것이 9조원이나 불어난 것이다.
공공사업을 통해 지방경제를 살리고 고용 효과를 갖기 위한 부채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지자체장이 선거를 의식해 개인의 업적쌓기나 선심용 사업에 쓰인 빚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부채 항목을 보면 문화체육시설을 짓느라 1조 4120억원, 청사를 짓느라 5588억원의 빚을 졌다. 이런 사업이 빚을 내서 해야 할 만큼 다급하고 필요했던가.
지난해 지방예산의 씀씀이를 보면 전국 예산 137조원 가운데 무려 40%인 61조원이 건설사업에 쓰였다. 티나는 사업으로 업적을 남기겠다는 지자체장들의 전횡이 벌인 결과다.
기초단체장 230명 가운데 97명(42.2%)이 인사 청탁, 뇌물 수수, 인허가 개인 등 각종 비리와 위법 혐의로 기소됐고 그 가운데 36명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래서 지자체장 자질론과 견제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도덕성과 사명감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할 인물을 단체장으로 뽑아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그런 연유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금권을 뿌리치는 것은 물론이고 돈으로 공천을 받으려는 후보자를 가려내야 한다. 내 고장 일꾼을 뽑으려면 후보에 대한 면면을 꼼꼼히 살피고 공약이 지역에 부합되는지 따져 봐야 한다. 지방선거에 유권자의 관심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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