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있으나 마나 한 ‘스쿨존’

어린이특별보호구역인 ‘스쿨존’이 있으나 마나 하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인근 지역에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하고 각종 교통규제가 강화돼야 하지만 일반 도로나 마찬가지로 차량들의 고속질주로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기 일쑤다.

장안구 정천초등학교 주변 스쿨존에는 불법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어린이가 위험에 노출되는 등 관리상태가 부실해 안전에 구멍이 뚫렸다. 스쿨존 지정을 알리는 표지판이나 과속 방지턱 조차 찾아 볼 수 없다고 하니 무늬만 스쿨존인 셈이다.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은 제한속도를 넘겨 고속주행을 하는 데다 불법 유턴도 수시로 행해져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고 있다.

스쿨존이 교통사고 위험지대로 전락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어린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이라면 누구라도 우리 아이가 과연 안전하게 학교에 도착하고 귀가 할 수 있을지 걱정하기 마련이다.

이 같은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원시내 상당수 학교 주변 스쿨존에서는 과속 난폭운전과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어린이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정천초교 한 학부모는 “학교 앞 횡단보도 앞을 곡예하듯 지나가는 차량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다”며 대책을 하소연했다. 특히 하굣길에는 학생들을 수송하는 사설학원 승합차량과 불법주차 차량, 어린이들이 한데 엉켜 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실정이다. 어린이 보호구역의 안전을 믿은 어린이들만 오히려 사고 위험을 높이게 하는 꼴이다.

팔달구 신풍초등학교 인근 스쿨존 역시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고 한다. 버젓이 스쿨존 표지판이 있음에도 많은 차량들이 불법주차 돼 있으며 심지어 교문 앞까지 점거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근 상가에 물건을 하차하려는 화물차들은 시속 30㎞라는 제한 속도가 무색할 정도로 덜커덩거리며 과속방지턱을 넘어 위험이 노출되고 있다.

수원시내에는 현재 87개 초등학교 주변에 스쿨존을 운영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있으나 마나다. 이렇게 된 데에는 관계당국의 책임이 크다. 스쿨존만 선정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에는 소홀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당국이 그토록 강조한 스쿨존은 이름뿐이며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 사업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유명무실하고 불합리한 교통 시스템은 없는지, 노면 유색포장과 과속방지턱, 방호울타리, 안내표지판과 같은 안전시설을 꼼꼼하게 살펴 부족한 것은 채우고 새로 설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하지만 관리 부실과 소극적인 단속으로 스쿨존이 있으나 마나 한 곳이 허다한 데에는 당국의 무관심의 소치라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학교 앞 불법 주·정차에 대한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지도 단속이 있어야 한다.

“현재 어린이 보호구역 사업이 종료돼 유지·관리에 주력하고 있지만 대부분 이면도로라 단속의 손길이 어렵다”며 “경찰과 협조를 통해 어린이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수원시 관계자의 말은 무책임하다. 어느 학교가 단속하기 좋으라고 대로변에 있겠는가. 이면도로라고 단속하기 어렵다는 것은 구실에 불과하다.

이제부터라도 운전자에게 스쿨존 규정 준수를 적극 홍보하고 어린이들에게는 예산을 세워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