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반(骨董飯)을 아시나요

기고 = 김영일 (수원사랑장학재단)

‘봄’하면 우선 새싹이 연상되고 ‘새싹’하면 비빔밥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전통음식인 김치가 많은 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최근 비빔밥 예찬론이 봄바람을 타고 외국에서도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문헌에 의하면 비빔밥을 골동반(骨董飯)이라고도 하는데 조선 후기의 학자 홍석모(洪錫謨)가 우리나라 연중행사와 풍속 등을 월별로 정리해 설명한 세시풍속지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를 보면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밥을 정히 짓고 고기를 볶아서 간납(肝納:소의 간이나 천엽 생선 살 따위로 만든 것)은 붙여 썬다. 각 색 남새(야채)를 볶아놓고 좋은 다시마로 튀각을 부셔놓는다. 밥에 모든 재료를 다 섞고 깨소금 기름을 많이 넣어 비벼서 그릇에 담는다. 완자는 곱게 다져 잘 재워서 구슬만큼씩 빚은 다음 밀가루를 약간 묻혀 계란을 씌워 부쳐 얻는다. 비빔 상에 장국은 잡탕국으로 해서 쓴다”고 구체적으로 기술이 돼 있다.

또한 조선 말기(19C 말)의 요리책 ‘시의전서(時議全書)’에는 비빔밥이라는 용어가 문헌상 처음으로 언급되기도 했는데 골동반(汨董飯)이라고 표기돼 있으며 음식의 종류는 유사하지만 한자어 뜻이 다르고 동국세시기의 골동반은 유반(遊飯: 야유회시 도시락)이며 시의전서의 골동반은 밥상에 차려놓은 잡탕과 세트를 말한다.

‘골동’이란 섞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비빔밥은 우리 국민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으로 서로 다른 음식들이 한데 어우러져 섞이고 스며야 하나로 뭉쳐지는 우리 인간들의 속성을 말해주는 음식이기에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모양이다.

다가올 6월 2일이면 전국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이제 후보등록이 되면 본격적인 선거활동이 시작된다. 아직도 각 정당이 공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천의 주체가 우선 공정하게 잘 해야 하지만 이미 결정이 났다면 깨끗이 승복하는 미덕도 필요하지 않을까?

낙천자는 심적인 고통이 많이 따르겠지만 공천자에게 축하를 해주고 또 공천자는 공천되지 못한 후보들을 위로하고 포용하며 함께 진심어린 동반자가 되는 아름다운 풍경을 국민들은 간절히 바라지만 좀처럼 구경하기 어려운 우리나라 정치풍토가 퍽 아쉽다.

비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비빔밥의 재료인 각종 음식들을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로 생각해 보았다. 준비된 재료가 신선하고 알차야 한다. 분에 넘치게 욕심을 부려 적정량을 넘으면 맛있는 비빔밥이 될 수 없다. 또 준비가 됐다 해도 ‘골동’을 잘 섞어서 멋있고 맛있게 만들지 못하면 제 맛을 내지 못하듯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도 골동반의 의미를 잘 되새기기를 바란다.

잘 섞이고 화합해 서로 자기의 위치에서 제각각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는 인간의 속성 같은 골동반의 훌륭한 재료에서 보여주듯 알차고 신선한 그리고 멋있고 맛있는 후보들을 유권자들도 신중하게 선택하고 뽑아서 우리 지역과 국가를 잘 이끌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투표에 참여도 하지 않고 정치를 못한다고 손가락질 하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