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택’ 여유 갖고 주권 행사해야

6·2 지방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지난 14일 후보등록 마감결과 교육감, 교육위원을 포함해 지방일꾼 515명을 선출하는 경기지역에선 1324명이 등록, 평균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거별로는 도지사와 교육감 선거에 3명과 4명이 후보등록을 했으며 31명을 선출하는 시장, 군수 선거에 115명이 등록해 3.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112명을 선출하는 광역의원 선거는 301명이, 363명을 선출하는 기초의원 선거에는 879명이 등록해 각각 2.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시장, 군수 후보 115명의 평균 재산이 17억2890만원이라고 하니 졸부들의 백가쟁명이 예상된다. 도지사와 교육감, 시장,  수 등 단체장 후보 112명 가운데 전과가 있는 후보는 18.8%인 23명이나 되고 각종 이유로 군복무를 하지 않은 후보는 16.4%인 20명이다. 재산 축적과정, 파렴치 전과, 군복무 미필 사유를 세심히 파악하는 선별 작업이 유권자에겐 중요한 일이다.

문제는 이번 선거가 유권자 1명이 기표를 무려 여덟 차례나 하게 되다 보니 제대로 된 인물을 선택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더구나 교육감 선거가 번호만 잘 뽑으면 당선되는 ‘로또’식 선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기호 추첨을 할 때 운 좋게 1번이나 2번을 받으면 큰 힘 안들이고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단체장에 특정 정당 후보를 찍고 나면 나머지는 같은 번호에 계속 찍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의 ‘무임승차’를 부추길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러나 지역 주민의 축제로 만들 것인지, 후보들만의 잔치로 끝낼 것인지는 수고스럽지만 유권자에게 달렸다. 2006년 뽑은 4기 기초단체장 23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10명이 임기 중 비리와 위법행위로 기소된 점은 부도덕한 단체장 개인의 문제이긴 하나, 제대로 뽑지 못한 유권자의 책임이 더 크다.

특히 이번 선거가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천안함 정국’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지방선거 분위기가 가라앉은데다 첫 ‘1인 8표제’의 복잡한 투표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혼탁을 부채질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유권자를 식상케 하면서 나아가 투표율 저조를 낳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 선거가 유권자의 기억력을 테스트하는 것도 아니고 막상 선거일을 며칠 앞둔 유권자들은 8명을 기표해야 하는 복잡한 투표 방식에 ‘묻지마 투표’와 무관심을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후보자의 면면을 모두 외우고 투표장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 운운하는 자체가 우스운 얘기다. 4년 전 지방선거 때 유권자들은 투표용지 여섯 장을 받아들고 한참 동안 혼란을 겪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엔 두 번 더 해야 하니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란 우려를 낳게 한다.

선거는 단순 명확해야 한다. 선거를 한꺼번에 치르자는 선거법 취지는 모르는 바 아니나 일순간 여덟 번 판단해야 하는 유권자의 고뇌는 부담이다. 어쩌랴,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선택을 잘해야 지역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지역의 유권자가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유권자는 후보자 면면을 살피는데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