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기름값 쇼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업체들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가격을 기습적으로 인상하며 서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가 외치던 물가 대책은 온데 간데 없어 서민들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에 직면해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가격정보사이트 KAMIS에 따르면 경기지역 채소값은 배추와 오이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18일 기준 지난달 1kg에 2625원에 판매되던 시금치는 4180원으로 훌쩍 뛰었고, 1포기 1830원에 판매되던 양배추 또한 2740원으로 크게 올랐다. 아울러 깐마늘(1kg)은 4650원에서 6085원으로, 상추(100g)는 450원에서 515원으로 오르는 등 대부분의 채소값이 계속 뜀박질 하고 있다.
기름값 또한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원지역의 평균 휘발유(보통) 가격은 벌써 한달째 리터당 1700원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고급 휘발유는 2000원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주요 빙과업체들과 음료업체들이 가격을 대폭 인상해 서민 가계를 옭죄고 있다.
이달 초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롯데삼강은 700원에 팔던 인기 아이스크림 상품들을 1000원으로 43% 올렸고, 빙그레 또한 800원이던 ‘더위사냥’을 1000원으로 인상했다. 지난해 4월과 11월 아이스크림 가격을 최대 50%씩 올렸던 빙과업계가 반년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가격인상을 한 것이다.
수원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국코카콜라는 이달 초 슈퍼마켓에서 팔고 있는 코카콜라, 다이나믹 킨(DK), 환타 등 27개 제품의 가격을 6∼10% 인상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와도 협의를 통해 곧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와 게토레이, 펩시콜라, 칸타타 등 6개 품목의 출고가를 5~7% 인상하고 슈퍼마켓 판매가격을 올렸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지난 3월에 인상됐다.
또한 매일유업은 ‘퓨어’ 시리즈 제품의 용량을 줄이고 같은 값에 판매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들 업체들은 하나같이 “제품을 고급화 하거나, 원자제값이 올라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소상인들과 소비자들의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4·남)는 “업체들이 여름이 되니깐 슬금슬금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가격이 비쌀수록 판매가 줄어 작은 소매점은 먹고 살기 힘들어 진다”며 “원료값은 크게 변동이 없는 걸로 아는데 왜 자꾸 가격을 올리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질타했다.
또한 소비자들은 “여름을 앞두고 일제히 가격을 올린 업체들이 담합을 한 것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팔달구 우만동에 거주하는 이모(31)씨는 “지난해 음료 업계가 담합을 통해 가격을 인상하고 이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5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걸로 아는데 그 때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며 “서민 등골을 빼먹는 관행은 이제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