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 좋다는 건강식품, 잘못쓰면 오히려 독

건강칼럼 = 김정희 (한의학 박사)

한국인들은 간질환을 겪는 비중이 전세계적으로 높은데 특히 중년 남성들의 비율이 높다. 간질환의 주범으로는 한국인들의 유독한 술사랑이 한몫 단단히 했으며, 높은 B형간염률도 대표적인 주범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외에 최근 크게 증가한 비만도 원인 중의 하나이다. 그러다보니 간에 좋은 건강식품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한때는 인진쑥이 간에 특효라고 해서 품귀현상을 빚은 적이 있는데, 최근에는 신문 여기저기에서 헛개나무 광고가 쏟아지는 걸 보면 요즘에는 이게 유행인 모양이다. 간에 좋은 한약재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각각의 효능과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에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헛개나무(호깨나무)는 본래의 이름은 ‘지구자’라는 한약재다. 옛날에 술독에 이 나무가 빠져서 술이 물처럼 돼서 헛것이 됐다고 ‘헛개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려졌다고 전한다. 또한 집밖에 헛개나무가 있으면 집안에서 술을 빚어도 술이 익지 않으며 헛개나무 밑에서 술을 담그면 술이 물처럼 돼버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독(酒毒)을 쳐서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과장되기는 했지만 헛개나무는 술독을 풀어주는 효능 있다는 것은 사실이며 음주로 인한 간손상에 부분적인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간질환이 없는 사람에게 숙취해소용으로 무난하다. 그렇다고 해서 헛개나무가 무조건 간에 좋은 것은 아니다. 주독에 의한 간장질환에 효과는 부분적으로 효과가 있지만 일반적인 간염이나 간경화 등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간에 치료효과가 있는 한약들은 많이 있지만 이러한 한약들을 간 질환에 무조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의사들도 만성간염이나 간경화로 인해 간에서의 대사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경우에는 한약투여에 신중을 기한다.

민간요법으로 이용할 경우에는 여러 가지 약제를 복합해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광고에서처럼 여러 가지 좋다는 약제들이 들어있다는 제품들은 간이 약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간에 부담을 주기 쉽다. 그리고 주독으로 인한 간질환이라 할지라도 간경화와 같이 심각한 상태에 이른 경우에는 민간요법을 중단해야 한다.

간장 질환에서는 아주 경미한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약이나 민간요법들은 전문가의 판단 없이 사용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더욱 심한 간 질환자라면 절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임의로 판단하거나 모험을 걸지 않는 것이 좋다. 대개의 질환들이 그렇듯이 간질환도 그냥 좋다는 약을 먹고 우연히 낫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방이든 양방이든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지금 눈에 보이는 효과나 변화가 없다 할지라도 이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라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빨리 좋아져야겠다는 조급증이 오히려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