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난 전혀 못 느끼겠는데.”
통계청과 한국은행 등 경제유관기관이 매월 발표하는 경제지표에 따르면 실물경기는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서민들의 가계는 초여름이 다가오는 현재까지도 ‘봄기운’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24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빈 가게를 바라보며 밖에서 연신 담배만 태우고 있었다. 지난 12월 이후 벌써 5개월째 매출이 감소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달만 해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10%나 줄었다.
김씨는 “TV나 신문을 보면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전혀 실감을 못하겠다”며 “아이들 교육비와 은행 이자는 비싸지, 물가가 올라 생활비는 늘지, 근근히 생활을 하고 있지만 가게세를 낼 시기가 다가오면 두렵기만 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도 팍팍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원지방산업단지에서 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대표는 어려운 경기로 인해 직원을 대폭 줄여 현재 인원이 서너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때는 수십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고용하고,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2008년 이후 급격히 경영 여건이 나빠진 후 현재는 기업 대출이자와 직원들의 월급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만하고 있다.
그는 “경제지표를 보면 대기업들의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대기업 수출이 증가한다고 해도 중소기업 하청이 갑자기 늘어나지는 않는다”며 “올해 성장률이 높아지고 경기가 호전된다고 하지만 사실 영세 기업들은 말 그대로 죽을맛”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제지표을 구석구석 살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계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7.9%가 늘어난 월평균 372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12.3% 증가한 7만3000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05년 1분기 4만7000원보다 55.3% 증가했다.
가구당 소득이 286만3000원에서 372만9000원으로 28.2% 증가했다면 이자비용은 배에 가깝게 늘어난 것이다.
가구당 이자비용을 2인 이상 전체 가구(1266만6000가구·농가 제외)로 환산하면 월평균 9246억원이고, 연간으로는 11조9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올해 1분기 가계의 이자소득은 월평균 1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1만5000원보다 13.3% 줄어들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금리 차이 때문에 이자소득이 줄고 이자비용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의 이자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